너부리, 탄중아루의 석양에 물들다

2010. 12. 2. 00:57 | Posted by 너부리7
코타 키나발루에서의 마지막 날이 결국 오고야 말았습니다!
일찍 일어나 짐 정리도 하고, 출국에 대비해서 오늘은 뭘 입을지도 고민해 봅니다.  
그리곤 TV를 틀어 위성방송인 KBS 월드를 봅니다.
한 달 정도는 지난 것 같은 <결혼할까요> 재방송을 보는 허망함이란...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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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수트라 하버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
매번 떨어져서 먹지 못했던 베이컨을 마지막 날 먹어보게 됐습니다.
(이슬람 국가라 돼지고기 베이컨이 아닌 소고기 베이컨입니다, 햄도 다 소고기로 만들었대요)  

찻 잔의 차는 커피가 아니라 홍차에요.
요거트 드레싱과 커리가 제일 맛있었던 뷔페 식당도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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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수트라 하버는 고층 빌딩 형태인데 사다리꼴 형태로 객실이 빙 둘러가며 배치됐고
이렇게 가운데는 정원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런 구조의 건물 2개가 맞붙어 있으니 정말 큰 규모죠? 
(참고로, 마젤란 수트라 하버의 경우 발코니가 딸린 전형적인 리조트 구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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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로비의 커피 숍. 저녁에는 이 곳에서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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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로비의 잡화점, North Borneo Traders.
매일 룸 당 500ml 생수 2병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물 고래인 저에게는 아무래도 부족해서
이 곳에서 값 비싼 생수를 사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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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아웃을 한 뒤 코타 키나발루 시내로 나가 점심을 먹었어요. 
메뉴는 스팀보트. 굳이 이열치열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외부에서 먹었던 식사 중 제일 괜찮았던 스팀보트. 국물 맛이 끝내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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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셜턴 포인트.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 영국 군이 최초로 상륙한 곳이 제셜턴 포인트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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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주(州) 청사. 꼭 하늘로 이륙하려는 로케트 같은 모양새죠?
30층 높이에, 로케트(?) 아랫부분은 72개 면의 유리로 장식 된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입니다.
코타 키나발루 시(市)는 시바 주(州)의 주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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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이슬람 사원.
캬아~ 하늘에 구름 한 번 예술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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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깜짝이야!
제셜턴 포인트 → 사바 주 청사 →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이슬람 사원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구경하고 패키지 관광의 꽃(?)이라는 쇼핑가 순례에 돌입! ^^;;
첫 번째로 방문한 토산품 점에서 망고 초콜렛과 원두 커피를 사고 일행들이 쇼핑하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다가 말린 해마를 발견하곤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해마도 먹는 거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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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kat Ali 라는 산삼 비슷한 뿌리를 넣어 만든 특산물 커피.
아마 Alicafe 라고, 인삼 맛이 나는 커피믹스를 드셔 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바로 그 커피에요.
(토산품 점 이후 라텍스 가게와 노니 원액을 파는 가게까지 숨가쁜 일정이 이어졌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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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가 순례를 마무리 지은 후 석양을 보기 위해 탄중아루에 왔습니다.
'아루' 는 '만(灣)' 을 의미합니다. 탄중아루 = 탄중만 ^^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탄중아루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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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상으로는 어떻게 표현이 안 되는군요... T_T
다소 무미건조한 느낌이었던 이번 여행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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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 키나발루의 횡단보도.  
보시다시피 라인도 희미하고, 신호등도 작습니다.
그나마도 제가 돌아다녔던 곳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본의 아니게 무단횡단을 많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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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시간에 앞서 주어진 1시간 여의 자유시간...
제과학원 다닐 적에 모카 번의 탄생지가 말레이시아란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요.
마침 가이드 브라이언이 센터 포인트 4층에 가면 맛있는 커피 빵 파는 가게가 있다길래  
그걸 사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쉬기로 했죠.  
센터 포인트 4층에 올라가 두어 바퀴를 둘러보았지만 상가만 보이는 겁니다.
없나보다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랐는데 오잉? 어디선가 풍기는 모카 번의 향기... ⊙_⊙v
향기를 쫓아서 결국 브라이언이 말한 가게를 찾아냈습니다. 으흐흐흐...
잘 생긴 말레이 총각 두 명이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카 번을 손에 넣었다는 기쁨도 잠시... 젠장... 제법 굵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센터 포인트에서 만남의 장소인 와리산 스퀘어, 스타벅스까지 가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데
잠시 고민하다 비를 맞고 냅다 뛰었습니다...
결과는? 완전 비 맞은 생쥐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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쨘~ 그리곤 이렇게 커피와 함께 냠냠... 맛... 있... 다...
그런데... 역시 모카 번은 로티보이가 최고봉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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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곳을 여행하든 만나게 되는 별 다방.
여지없이 한 번은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어느 나라를 가도 익숙한 분위기와 맛. 
특히나 이 곳 코타 키나발루 와리산 스퀘어에 있는 이 별 다방의 화장실은 감동이었어요.
코타 키나발루 시내에서 화장실이 급하다면?
인근 호텔 로비나 스타벅스를 이용하세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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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브라이언이 준 선물.
일행들이 토산품 점에서 매상을 많이 올려서 준 선물인가 갸우뚱 했는데
패키지 상품 특전 중에 있던 선물이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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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 키나발루에서의 마지막 식사.
튀긴 물고기에 소스를 뿌린 요리가 나온 걸 보니 중국식 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특식으로 대하 회, 도미 회가 나왔는데 맛있었습니다.
그 외 나머지 반찬들은 오징어 튀김 빼고는... ㅜ_ㅜ
특히나 알랑미는... 적응 불가!  

이제 정말 이별을 할 시간... "코타 키나발루 안녕~"
(키나=중국, 발루=과부 란 뜻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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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코타 키나발루 국제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칠 짐을 X-ray로 찍어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 사진 속의 어르신은 모르는 분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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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탑승한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밤 11시 5분, 한국 시간으로는 자정이 지난 시간.
아침을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탑승하자마자 기내식이 서비스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소고기 밥 (or 묵밥) + 배추김치 + 콩 샐러드 + 생수 + 음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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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 <솔트>가 상영되었으나 제 자리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맨 앞자리라 LCD가 이렇게 보이는 망극한 일이...
(어두운 화면, 검은색은 보이지 않음)
앞 쪽에 있는 LCD를 보면 되겠지만 제 자리 바로 앞으로는 화장실이 있고
한참 지나서 LCD가 있는 지라 도저히 볼 수 없었습니다.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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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앉은 자리는 작은 비행기의 중간 화장실 바로 뒷 자리.
양 옆으로는 비상탈출구가 있어 3-3 셋팅이 아닌 2-2 셋팅인 자리였죠.
여유 공간이 많아 좋을 줄 알고 머리 써서 앉았던 자리였으나...
바닥에 뭘 놓을 수도 없고, LCD 창도 안 보이고, 화장실의 향기까지 솔솔솔...
다리를 뻗치기만 좋을 뿐 다른 장점은 별로 없는 자리더군요. 


                                                                                 ...The End ^-^


조금은 지쳐있었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한 해 2010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과 마음 고생을 했기 때문이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주 5일 근무제는 시행하고 있지만 월차나 연차가 없습니다.
면접 볼 때부터 11월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3일 정도 휴가를 써야 한다고 미리 말한 덕분에 이번 여행은 무사히 다녀올 수가 있었지만 얼마나 눈치가 보였겠습니까...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다녀오지 못한 때문인지,
이번 여행은 탄중아루의 석양 말고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도 별로 없고,
사진도 예전 뉴욕이나 다른 곳에 갔을 때 만큼 찍지도 못했고,
동행한 언니랑 소소한 다툼도 자주 벌이는 등등... OTL

그러나 벌써부터 제 마음은 다른 여행지를 향해 가 있습니다.
부디 다음 여행은 동남아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명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보며...
다시 일상으로 컴백...

(정신은 아직도 코타 키나발루 탄중아루 해변가 어느 구석을 배회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