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6일차.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도착 했습니다.

 

역시나 룸 컨디션은 좋음

 

오늘 밤을 책임질 숙소는 DILEK KAYA Hotel.
비둘기 계곡, 괴레메 골짜기에서 수 없이 만났던 석굴 스타일 호텔.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좋았다.

 

터키 여행 와서 파란 하늘은 원없이 본 듯 하다

 

어제에 이어 오늘 저녁 뷔페도 만족스러웠다

 

저녁 먹고 나왔더니 어느 덧 밤이 되었다

 

저녁 식사 후 밸리 댄스를 보기 위해 버스틀 타고 어딘가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 동네는 거의 모든 호텔과 식당들이 석굴 스타일이더군요. 어쨌든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밸리댄스를 보러 온 곳도 외관과 내부 구조 모두 석굴 스타일. 공연장은 극장식 식당 같은 곳이었어요. 가운데에 무대가 있고, 무대를 동그랗게 둘러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형태. 식사를 하면서 밸리댄스를 보는 곳이었는데, 우리 일행은 식사를 하고 와서 술(터키 전통주,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맥주까지 다양한 주류가 제공되었음)과 과일 같은 안주를 먹었답니다.

 

터키 전통주 라크(RAKI). 무려 45도 ㅎㄷㄷ
소주 같은 투명한 술인데 물을 부으면 우윳빛으로 변신하는 신기한 술.

 

아리따운 선남선녀들의 환상적인 춤 사위

 

음주가무가 있는 이 흥겨운 자리에서 저는 무척 화가 나 있었답니다. 패키지 일행 중 한 분이 공연 동영상을 찍느라, 같은 방향에 있던 모든 이의 시선을 방해했기 때문인데요. 본격적으로 헐 벗은(?) 밸리 댄서들이 등장하자, 뒤에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열심히 본인 캠코더에 영상을 담기 급급하더군요. ㅡㅡ;; 덕분에 공연도 제대로 못 보고 사진도 몇 장 밖에 못 찍어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났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순서로 관람객들에게 밸리 댄스를 가르쳐주는 이벤트를 했었답니다. 다들 쭈뼛거리는 사이 민폐남은 1순위로 뽑혀 나가 발군의 춤 실력을 보여주더군요. 아마도 민폐남의 목표는 밸리 댄스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데요. 자신의 즐거움도 좋지만 뒷 사람의 불편도 생각할 줄 아는 성숙한 어른이 되었기를 합니다.

 

아,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짜증이 밀려오네요!

 

 

 

터키 6일차. 오늘의 일정은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아니 벌써? 터키에서의 6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T_T

 

항상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하루를 시작했지만 오늘은 호텔 로비에 5시반까지 모여서 열기구를 타러 이동해야 해서 아침도 생략.

 

대신 열기구를 타러 가기 전 대기해야 했던 사무실에 마련된 다과(커피 & 쿠키)로 간단하게 요기를 했다

 

이른 새벽이라 생각보다 날씨가 추워서 기다리는 동안 주로 벽난로 앞에서 추위도 달래고 시간도 보냈다

 

이제 나도 곧 "사진 속 풍경을 연출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들떴다

 

Let's Go!!

이 노란 버스를 타고 이제 열기구를 타러 갑니다 ^^

 

제 기억에 이 곳에 도착했을 때 7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는데 이미 이렇게 많은 열기구들이 떠 있었습니다.

 

동 터오는 아침에 열기구들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드.디.어. 탑승... 엥?

열기구에 사람이 타는 아래 바구니 부분은 생각보다 높이가 높더라구요. 당연히 타고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거나 바구니에 문 같은 것이 있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만... 완벽한 오산이었죠. 바구니 한 쪽에 계단처럼 뚫린 공간이 있었는데 그걸 두어개쯤 밟고 올라가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었어요. 가방에, DSLR 카메라까지 둘러메고 있는데다 저의 몸무게까지 더해져 자꾸만 몸이 뒤로 젖혀지는 바람에... 결국은 건장한 크루 아저씨들이 저를 들어서 바구니에 넣어주는 참사가... OTL 정말 부끄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

 

"우와~"

열기구가 두둥실 떠오른 순간 함성 자동발사!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바로 사진으로 만나보시죠~

 

이른 아침 상쾌한 공기, 엄청난 높이가 주는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멋진 풍경으로 기분 최고!!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170유로.

한화로 20만원 가까운 비용이니 솔직히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터키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특히 카파도키아에 오시려는 분들은 꼭 열기구 투어를 해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좋은 경험이에요. ^^

(열기구는 눈, 비 보다는 바람에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가 오기 3일 전 회사 사람들 몇 명이 이미 터키에 여행을 와 있었죠. 간간히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요. 한 동안 열기구가 못 뜨다가 3일 전 그 분들은 무사히 열기구 투어를 했다고 해서 한시름 놨던 기억이 있네요.)

 

터키 오기 전 가장 기대했던 3가지가 있었어요. 첫번째, 파묵깔레... 그러나 온천수 감소로 TV CF에 나왔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답니다. 大실망. T_T 두번째,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大성공. >_< 이제 마지막으로 세번째, 성 소피아 성당과 술탄 마흐멧 사원이 남았네요. 터키 여행의 끝이 다가옵니다. 아쉬워요...

 

열기구 투어를 무사히 마친 후 간단한 파티

파티에 샴페인이 빠질 수 없다.

 

 

 

터키 6일차. 오늘의 두번째 일정은 "데브란트 계곡" 

 

샴페인 한 잔의 여유 그리고 데브란트 계곡으로 고고.

 

진짜 낙타 바위 ㅋㅋㅋ

어제 지프투어에서 비슷한 바위를 보고 혹시 낙타바위가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진짜 낙타바위는 이 곳에 있었다. 가까이 가지는 못했고 먼발치에서 구경만 했다.

 

유명하다는 성모 마리아 바위

 

이 바위는 뭐였을까?

유명하다고 해서 찍었을 텐데... 지금은 그냥 이 때까지는 시원했었던 바람의 상쾌한 느낌만 남아있다.

 

안녕~ 데브란트 계곡~

 

 

 

터키 6일차. 오늘의 세번째 일정은 "파샤바 계곡" 

 

랄랄라랄랄랄 랄라랄라라~ ♬

그렇습니다. 이 곳이 바로 스머프의 고향이랍니다. 벨기에 작가 피에르 클리포드가 이 곳을 다녀 간 후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 바로 "개구쟁이 스머프" 라네요. 파샤바의 상징이라는 "버섯 바위" 를 보면 당장이라도 스머프들이 투덜이 스머프가 "난 ㅁㅁㅁ 싫어" 하고 나올 듯 해요. 또한 이 곳은 영화 <스타워즈> 의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입구서부터 나를 반겨주던 버섯 바위

 

로마시대에 그리스도교 박해를 피해 온 그리스도교인들은 이 버섯 바위에 구멍을 뚫고 살았다

 

뱀이다~ 뱀이다~ ㅋㅋㅋ

 

버섯들의 향연

 

터키에도 신라면이 있다!

파샤바 계곡 주차장에 있는 휴게실 모습

 

안녕~ 파샤바 계곡~

안녕~ 스머프들아~

 

 

 

터키 6일차. 오늘의 점심은 "항아리 케밥"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어갔는데요. 휴게소 앞으로 펼쳐진 멋진 경치에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게 되더라고요.

 

로즈밸리 같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Dondurma)

찰진 맛이 일품이다. 패키지의 특성상 여행에 포함된 특식 말고는 현지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어서 아쉽던 차에 휴게소에 파는 아이스크림을 놓치지 않았다. ㅋㅋㅋ

 

귀여운 아가 양... 모형이다...

 

이번 패키지 여행에서 나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와이파이도 지원되는 기특한 리무진 버스

 

새벽부터 강행군을 한 덕분에 몹시 배가 고팠답니다. 오늘 점심은 터키에서 유명하다는 "항아리 케밥" 입니다. 이 식당도 카파도키아의 지형을 본 딴 석굴스타일이더군요.

 

터키의 명물 항아리 케밥

한국의 불고기와 비슷한 맛이었다. 단맛이 거의 없고 슴슴한 불고기라고나 할까? 모처럼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 고마웠다.

실은... 난 고추장 CF 나온 차승원처럼 외치고 싶었다. "순창아~"

 

터키 전통주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안 샀다. 지금 기억에 1개는 비쌌고 2개 세트가 그나마 저렴했는데 아무도 산다는 이가 없었다.

 

 

 

터키 6일차. 오늘의 네번째 일정은 데린쿠유

 

오늘은 하루종일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네요.

 

이동 중에 만난 고즈넉한 마을 풍경

 

터키의 주유소

 

 여기서 잠깐!

데린쿠유? Derinkuyu. 카파도키아 지역에는 많은 지하도시 중 가장 큰 지하도시가 데린쿠유이다. 깊은 우물이란 뜻의 데린쿠유에는 52개가 넘는 공기환풍구가 있고, 가장 밑부분에 우물이 있다. 또한 각 층은 독립적으로 구별되며 긴 터널을 통해 다른 지하도시와 연결된다. 내부에는 가축우리, 부엌, 곡식창고, 교회가 있다. 실제 규모는 지하 20층이나 지하 8층까지만 공개한 상태이다.  (폐쇄공포증이 심한 나는 관광을 목적으로 잠깐은 볼 수 있어도, 이 곳에서 살 수는 없었을 듯 하다)

 

데린쿠유 도착

 

가이드가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고 하더니 데린쿠유 내에서는 정말 뛰어서 이동할 만큼 빠르게 이동을 해서 힘들었습니다. ㅠ_ㅠ

 

거대한 지하 도시

이동하는 곳은 좁지만 공간은 넉넉했다

헉헉헉... 후다닥 이동하고 자유시간은 한 5분?

이동 중 찍어 사진은 흔들리고 숨은 차고 가이드 설명도 듣는 둥 마는 둥

 

환풍구

 

안녕! 카파도키아!

데린쿠유를 끝으로 카파도키아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매일매일이 강행군이었지만 오늘은 정말 기나긴 하루였습니다.

 

 

 

2017년 3월에 "너부리, 카파도키아에 가다" 를 올린 후 또 다시 1년이 흘렀다. 지금은 2018년 하고도 2월. "너부리,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타다" 를 쓰는 동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했다 조금 전 막을 내렸다.

개막식을 보면서 감격했고, 윤성빈의 금메달에 환호했고, 쇼트트랙 선수단의 불운에 슬퍼했고,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를 보면서 어리둥절 했으며, 여자 컬링 "갈릭걸스" 의 경기에 마음을 졸였고, 이상호의 은메달에 놀랐고, 스켈레톤 4인승 선수들의 은메달에 감격했으며, 폐회식을 보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느라 글 쓰기는 또 다시 뒷전이었다.

원래 2018년 목표는 2015년 5월 터키 여행기를 1월달 안에 마무리 하고, 이후 다녔던 제주도 3번, 오사카, 베트남 하롱베이, 일본 규슈, 타이베이의 해외여행기를 다음달 떠나는 2번째 타이베이 여행 전에 올리는 것이었지만... OTL

내일은 앙카라를 경유해서 이스탄불로 돌아갑니다!

 

 

 

터키 7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故 마광수를 추모하며

2017. 9. 9. 23:21 | Posted by 너부리7

마광수 前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6세.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검색을 해보니...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출처 연합뉴스>

 

 

지인들은 그가 사실상 사회적 타살 상태였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제작 <즐거운 사라> 로 외설 작가로 낙인이 찍힌 이후 검찰 조사, 재판, 교수직 해임과 복직을 거듭했던 고인이었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마광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를 읽게 됐다.

세간의 색안경과 달리 "여성이여 당당해지자" 뭐 그런 내용이었다.

마 교수의 독특한 페티쉬 성향이 등장하지만 그래서 뭐? ^^;;

 

당시 민용태 교수였던가? 이 책을 빗대어 <나는야 한 여자가 좋다> 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치기어린 고교시절 참 뭣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를 읽은 후 마 교수에게 관심을 갖게 됐었다.

 

어느 날 같은 반 친구의 어머니께서 <즐거운 사라> 를 선물하셨다. 당신 딸은 읽지 못하도록 비닐과 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반에 마 교수의 팬이 있다고 하니, 그 애 갖다주라며 내게 주신 것이다.

 

그 뒤로 판매금지가 돼 금서가 된 <즐거운 사라> 는 아직도 본가(本家) 책장에 꽂혀있다.

 

 

 

 

<즐거운 사라> 는 당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릴 만한 문제작이었다. 노골적인 성(性) 묘사도 묘사이거니와 주인공이 여제자(학생)와 남자교수(선생님)라는 것이 더욱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 즈음 배꼽티가 등장했었다. 지금이야 아무것도 아니지만 당시는 나시티를 입고 외출하는 여자들도 없을 때였다. 대학 1학년 때였다. 또래 여대생이 배꼽티를 입고 학교에 왔는데 그걸 보고 같은 또래인 나와 친구들이 수근거렸던 게 떠오른다. (그 떄나 지금이나 유독 여성들에게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변함 없는 것 같다) 아무튼 그런 시절이었으니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그런데 고2 때 <즐거운 사라> 를 읽었던 나는 충격을 받지는 않았었다. 당시 여중,고생들 사이에 "할리퀸 로맨스" 가 유행이었다. 순정만화에 빠진 애들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넘어가곤 했었다. 만화방 죽순이였던 절친 덕에 나도 그 세계에 잠깐 발을 들였었다. 그 덕분인지 전혀 놀랍지가 않았다. 좀 더 노골적이냐 덜 노골적이냐의 차이었다.

 

백 번 양보해도 교수의 품위니, 음란물이니 어쩌구 해가며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재판에 넘겨 결국 판매금지가 될 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 판단을 왜 국가가 하는가! 그런 판단 정도는 국민들이 할 수 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에 교수로 임용되었던 엘리트 작가는 이렇게 사회에서 매장 당했다.

 

마광수 교수는 그렇게 내 기억에서도 잊혀져 갔다. 가끔 뉴스를 통해 새로운 소설을 발표했다거나 복직, 정년 퇴임 등의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니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마광수 前 교수의 죽음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좀 더 다양한 문화와 시각에 대해 자유로운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마  광  수"
1951.4.14 ~ 2017.9.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부리, 카파도키아에 가다

2017. 3. 8. 23:20 | Posted by 너부리7

터키 5일차. 시데 그리고 카파도키아

 

안탈랴 구시가지를 벗어나 숙소가 있는 "라라" 까지 1시간 정도를 달렸습니다.

 

안탈랴 부근의 휴양지 "라라" 는 커다란 호텔 & 리조트들이 즐비한 곳으로, 러시아 자본이 많이 유입되어 러시아 풍으로 지어진 건물이 많았고, 제가 숙소로 이용했던 RAMADA RESORT LARA 에도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룸 컨디션 좋다

전 일정 ★★★★★ 이라던 홈쇼핑 광고가 과장이 아니었다는 ^^

 

RAMADA RESORT LARA 수영장 모습

괌 여행이 한참 유행이던 시절 "클럽메드" 는 괌 최고의 리조트로 각광 받았었다. 당시 괌 클럽메드로 회사 워크샵을 간 적 있었다. RAMADA RESORT LARA 는 클럽메드와 비슷한,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대규모 리조트라고 보면 될 듯 하다.

 

대규모 리조트답게 뷔페 식당 규모도 어마어마 했고,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했다. (괌 클럽메드 뷔페 식당도 큰 규모였지만 이 곳이 더 컸던 듯) 물론 어느 뷔페나 입맛에 맞는 음식은 정해져 있기 마련. 한 바퀴 돌면서 조금씩 맛을 본 후 입맛에 맞는 것 위주로 여러 번 먹었다. 불행히도 음료수와 술은 이용할 수 없는 하룻밤 나그네 신세라, 산해진미에 생수를 곁들여 먹어야 했다. T_T

 

저녁을 먹은 후 수영장 비치 의자에 앉아 매너없이 천방지축 물놀이를 즐기는 러시아 청년들 (고등학생이나 대학교 1학년 정도?) 사이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석양을 보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너무 피곤해서 씻고 바로 골아떨어졌던 것 같다. 리조트를 벗어나 조금만 걸어가면 바닷가였지만 날씨도 덥고 몸도 천근만근이라 도저히 나갈 엄두가 안 났다. 수영장에 발을 담가보는 정도로 만족.

 

 

 

터키 5일차. 오늘의 첫 번째 일정은 터키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답다는 "시데"

 

어느 덧 터키에서의 5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점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날들이 가까워져 참으로 슬펐습니다만, 출국하면서 가장 기대가 컸던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를 드.디.어. 할 수 있다는 기쁨이 컸던 기억이 있네요. 누군가 저에게 터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카파도키아" ^ㅁ^

 

아침식사도 푸짐하게

다른 곳에서는 새하얀 치즈보다 누리끼리한 치즈가 덜 짜서 여러 개 가져왔다가 낭패 보았던 날이다. 개인적으로 치즈보다는 고소한 버터가 예술이었던 터키.

 

이 날은 해가 뜨기도 전에 출발을 했었답니다. 짐을 다 챙겨서 식당이 문을 여는 6시반까지 식당 앞에서 기다렸다가 아침을 먹었지요. 아침은 생수 외에 커피, 주스까지는 허용이 됐지만 전 탄산음료가 너무 먹고 싶었어요. 식당에서 나오기 직전 슬쩍 탄산음료 한 모금 했습니다. 이런 고급 리조트의 훌륭한 뷔페 식당에서 탄산을 못 먹는다는 건 정말 끔찍했어요! ㅋㅋㅋ

 

 

 

카파도키아 가기 전 터키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답다는 "시데" 를 경유합니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을 동이 튼 이른 아침에 둘러본다는 것이 몹.시. 씁쓸합니다만...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쨘~" 하고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여기서 잠깐!

시데(Side)란? 지금의 Selimiye. 터키 남서부 고대 팜필리아의 중심도시와 항구. 원래는 마나브가트 강 어귀 서쪽의 지중해 연안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지금은 내륙에 위치한다.

1947~66년 터키인들에 의해 발굴된 시데 유적지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큰 갑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발굴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유물로는 아치 위에 세워진 거대한 극장이 손꼽힌다.(아! 또 원형극장 ㅋㅋㅋ 그런데 극장은 보지 못했다)

 

아폴로 신전

여행사에서 준 일정표에는 그리스 수니온곶의 "포세이돈 신전" 버금 간다 했으나, 그건 아니지 않나 싶고, 터키에서 그리스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웅장하고 멋있었다. (아폴로 신전 좌측에 서 있는 분이 함께 간 박모씨 ㅎㅎ)

 

이건 반대편에서 찍은 아폴로 신전의 모습

여기가 앞일지도... OTL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짙푸른 지중해 그리고 하얀 대리석 신전의 조화!!

 

아폴로 신전 바로 옆으로는 짙푸른 지중해가 펼쳐진다

 

아폴로 신전 주변으로는 이러한 것들이 있는데... 무슨 여신의 신전 터?? 당시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해줬던 기억만 있을 뿐 내용은 안드로메다로... ^^;;

 

이른 아침이라 상점도 문을 연 곳이 없다

 

엣지 있는 가죽자켓

 

화장실을 들리는 것으로 시데 관광 종료 후 5시간 반을 달려 카파도키아로 향합니다.

시데는 중간 경유지여서 아폴로 신전만 보고 급히 마무리 되었네요. 근처에 있었을 원형극장 터도 잠시 들렸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사실 이렇게 글을 올리면서 시데에 대해 알게 됐지, 당시에는 그저 그리스풍(?) 신전을 본 것만으로 좋다 했었죠. ㅋㅋㅋ

 

 

 

터키 5일차. 오늘의 두 번째 일정은 스타워즈 촬영지로 유명한 "카파도키아"

 

버스는 달리고 달립니다.

 

휴게소도 들리고, 척박한 느낌이 나는 풍경을 보여주며 끊임없이 달렸다

 

한참을 달려 다음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또 달린다.

터키 5일차. 터키 음식에 질려 이 때부터는 거의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다시 한참을 달려 "카라반(대상)" 터도 보고

 

휴게소도 들렸다

 

터키에서는 관광객을 태운 버스는 2시간에 한 번씩 휴게소에 들려 쉬어야 하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h 를 넘지 못한다. 좀 더디 가더라도 안전하고, 엉덩이가 베기지 않아 좋았다.

 

 

 

드.. 디.. 어.. 카파도키아에 도착을 했습니다! >_<

 

 여기서 잠깐!

카파도키아(Cappadocia)란? 카파도키아는 도시 이름이 아니라 지역 이름이다.

약 300만 년 전, 4,000미터에 이르는 에르지예스 산의 화산 폭발로 인근 수백 킬로미터에는 거대한 용암층이 형성되었다. 화산 분화에 의한 화산재와 용암 등이 오랜 세월을 거쳐 바람, 비, 눈, 강물, 호숫물 등에 의해 침식하고, 지진도 겪으면서 기암들이 형성되었다. 기암들과 함께 사람들이 땅속으로 파고 들어간 도시와 집들은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미로처럼 얽힌 그곳은 로마 시대 후기에 박해를 받았던 그리스도교 사람들이 숨어 살았던 곳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그들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다.

 

카파도키아의 여러 곳 중에서 먼저 비둘기 계곡(우치히사르)과 만났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모든 일행의 입에서 "우와!" 하는 탄성이 자.동.발.사. 백문이 불여일견! ⊙_⊙v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초록빛 나무와 풀들 그리고 회색빛 돌집들이 정말 그림 같다

 

카파도키아의 암석들은 "응회암" 으로, 경도가 약해 단단한 연장에 쉽게 깎이기 때문에 손쉽게 집을 만들 수 있었고, 바위 안은 서늘하고 습기가 적당해 덥고 건조한 날씨에 안성맞춤.

 

터키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악마의 눈" 을 비둘기 계곡에서도 만났다

 

반대편으로는 괴레메 골짜기가 보인다

 

한바탕 포토타임을 끝내고 비골기 계곡과 이별을 고했다

 

그림 같은 풍경과 풍부한 자연광 덕분에 예쁜 사진들을 많이 얻어서 흐뭇 했어요. 오감만족 ^^ 비둘기 계곡의 유일한 단점을 꼽자면... 화장실입니다. 급해서 이용했지만 웬만하면 이용하고 싶지 않은 수준. 그렇다고 재래식은 아니니 놀라지 마세요. 

 

다음은 괴레메(Göreme) 골짜기 입니다. 이 곳에서는 지프를 타고 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지프를 타기 전 후다닥 인증사진(?)을 찍었지요. 눈에 담는 시간과 사진 찍는 시간 모두 넉넉히 주어졌다면 참 좋았겠지만... T_T

 

이 곳은 로즈밸리(Rose Valley). 암석 빛이 "로즈 골드" 색이라 그렇게 불린다는 가이드님 말씀. 석양이 멋있다는 로즈밸리도 일정상 대낮에 보고 말았다.

여러분의 안구 정화를 위해 인증샷은 자체 모자이크 -0-

 

자~ 이제 지프를 타고 달려봅시다

 

괴레메에서 지프 타보셨나요? 안 타보셨으면 말을 마세요. 안전벨트 없으면 밖으로 튕겨나갈 듯 한 공포! 몸 가누느라 바깥 풍경 따위는 볼 여유도 없답니다. ㅋㅋㅋ 사륜구동의 힘 좋은 지프가 언덕길도 무리 없이 내달렸지만 승객들은 죽을 맛! 그래도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습니까? 다행히도 중간중간 내려서 풍경 감상 및 포토타임이 주어진 것에 만족했습니다. ^^  

 

지프에 탄 후 멘붕이었던 것도 잠시 오르타히사르(Ortahisar) 도착

잠깐 가이드님의 설명을 듣고 뷰 포인트에서 후다닥 인증사진을 남긴 후 다시 이동

지금 기억 나는 건 현재 이곳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는 것

 

광란의 질주(?) 후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은 PANCARLIK KILISE(CHURCH).

괴레메 골짜기에 있는 수 많은 석굴 교회 중 한 곳이다. 천년도 족히 넘었을 프레스코 벽화가 여전히 선명하다는 것이 놀랍다.

 

나를 몹시 헷갈리게 했던 문제의 사진

PANCARLIK KILISE 좌측면을 찍은 사진이었음 ^^;;

 

PANCARLIK KILISE 주변도 훌륭

 

멀미가 날 지경이었던 광란(?)의 지프 투어가 끝난 후 즐거운 쫑파티!!

파티에 샴페인이 빠질 수 없다 ^^

 

파티를 기다리는 동안 찰칵

얘는 꼭 낙타 머리 같다

괴레메 골짜기의 유명한 낙타 바위는... 아니겠지?

(유명한 낙타 바위에는 보호용 울타리가 쳐 있다)

 

사진은 뭐니뭐니 해도 자연광이 최고라는 진리를 새삼 깨달으며...

 

안녕! 괴레메 골짜기

다시 지프를 타고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이동 → 버스를 타고 오늘 묵을 호텔로 이동 → 호텔 체크 인 후 저녁을 먹고 밸리댄스를 보러 갑니다. 매일매일이 강행군의 연속이예요.

 

 

 

이 글을 올리는 동안 다시 1년이 흘러 지금은 2017년 하고도 3월이 됐다. 허걱. ㅋㅋ 터키를 2015년 5월에 다녀왔으니 무려 2년만에 글을 올린 셈이다. 여행기를 정리하노라니 새삼 지불한 비용이 아깝지 않은 알찬 여행이었지만, 한 편으로 패키지 여행의 한계도 느껴진다.

작년 추석 연휴 때 친한 동생의 오사카 자유여행에 무임승차, 자유여행의 즐거움과 힘듦을 경험 해봤다. 사실 10여년 전 지도 하나 달랑 들고 호텔팩으로 도쿄 자유여행을 다녀 온 적도 있었지만, 자유여행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올 추석 황금연휴를 그냥 보내기 아까워 일을 저질렀다. 대만 자유여행. 이미 비행기표와 숙소까지 예약을 끝냈다. 잘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꽃보다 할배" 대만편을 보며 현실로 다가왔다. 큰 고생의 어두운 포스가 느껴진다. 

그 보다는 3월중으로 터키 여행기를 무려 2.년.만.에. 끝내고 싶다!! 제발! 부디! 꼭!

내일은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가 있는 날입니다!

 

 

 

...터키 6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2016. 3. 3. 23:29 | Posted by 너부리7

모처럼 쉬는 평일의 점심나절이나 일요일 아침을 이용해 동네 극장을 찾곤 한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마트의 옥상에 위치한 극장이다 보니 평일에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온 가정주부들,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다.

 

주부님들은 극장 내 커피숍에서 영화를 기다리며 폭풍수다를 떤다. 솔직히 좀 시끄럽지만 보통 시작 시간 10분 전 쯤 도착하니까 그 정도는 견딜만 하다. 뭐 영화 기다리며 수다 좀 떨겠다는데... 게다가 내 청각이 예민하기도 하다.

 

문제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다. 하아... 정말 문제가 많다. 

 

 

<로봇, 소리> 를 보러 갔을 때는 옆 자리에 부부와 딸이 앉았다. 문제는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딸. 계속 부스럭거려서 신경이 쓰였는데 시작에 불과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신발을 신은 두 발을 앞좌석에 얹어놓았다. 등받이나 팔걸이 쪽이 아니라 관객이 앉았다면 머리가 닿을 부분에 말이다. 한 마디 할까 하다가 꾹 참아 넘겼다.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학생, 나중에 니가 발 댄 데 머리 대고 앉을 수 있어!)

 

 

설 연휴 때 <검사외전> 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내 뒷자석에 열댓명 정도 되는 가족들이 단체 관람을 하러 왔었다. 바로 내 뒷자리는 할아버지가 앉으셨다. 명절에 가족끼리 영화를 보러 오셔서 매우 즐거우신 듯 했다. 다 좋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좌석을 발로 걷어차셨다. 거의 10분에 한 번 꼴로. 한 번 또는 연속으로 서너 번씩. 뒤를 돌아봤다. 웃느라 정신이 없는 할아버지. 나의 경고를 느꼈을 리 없다. 좀 잠잠해졌나 싶었는데 나의 착각. 계속 걷어찼다. 결국 뒤를 돌아 얘기를 했다. "그만 좀 차세요!" 어리둥절하는 할아버지. 그 뒤로 계속 걷어찼다. 포기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화를 냈다. 할아버지는 미안해하셨다. 몰랐다. 그래서 자꾸 쳐다봤었구나 한다... (험한 소리 하고 싶지만...)

 

어쨌든 점점 더 영화관에 가기가 두려워진다. 특히 동네 극장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는 영국 신사분을 모셔다가 혼 좀 내고 싶다! T_T

 

그리고 제발 조용하거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팝콘 좀 먹지마!

 

너부리, 파묵깔레에 가다

2016. 1. 3. 20:14 | Posted by 너부리7

터키 4일차. 파묵깔레

 

에페소 유적지를 관람한 후 서둘러 다음 여행지 파묵깔레로 향했습니다.

 

터키 오기 전에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 "파묵깔레" 였던 지라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만... 예전에 S전자 휴대폰 광고 속에 나왔던 풍경과 전혀 다른 모습에 큰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온천수가 감소하고 있어서 평상시에는 물을 틀지 않고 주말에 관광객이 많을 때만 물을 틀어 놓는다고 하더군요. 아... 이럴 수가... 이건 배신이야, 배신. ㅠ_ㅠ

 

에페소 → 파묵깔레 가는 길에 만난 터키 신호등

 

산 속에 있어 매우 한적한 느낌이 들었던 파묵깔레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호텔을 3층 이상은 짓지 않아서 엘레베이터가 없다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캐리어를 올려다 줄 벨보이에게 줄 팁을 미리 걷었었는데 일행들 숙소가 모두 1층이라 도로 돌려 받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룸 컨디션 좋다

 

내가 이용했던 모든 터키 호텔의 욕실 발수건에는 이렇게 "나 발수건 이에요" 표시가 되어 있었다. 수건이 놓인 위치 상 절대 발수건인 것을 모를 리 없을 텐데... 아무튼 센스 인정 ^^

 

호텔 부대시설이 가장 아기자기 하고 예뻤던 PAM THERMAL HOTEL

파묵깔레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호텔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이용한 호텔의 경우 수영장 윗쪽으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별도의 풀이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수영복조차 가져오지 않았던 나는 이용하지는 않았고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 철과 유황 성분이 풍부한 온천수 덕분에 온천 풀 주변이 노랗다. 분수가 터져나오는 것을 찍느라 나름 고군분투. 하일라이트는 산 속의 사슴 세 마리가 아닐까? ㅋㅋㅋ

 

터키에 와서 먹었던 음식들 중 한식 빼고 베스트였던 호텔 저녁 뷔페

비교적 작은 규모였지만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많아 여러 접시 먹었다.

나는 동·서양 음식 모두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그.러.나. 터키 음식은 특유의 향신료 때문인지 도무지 친해질 기미가 안 보였다. (케밥은 예외. 그건 맛있었다) 특히 "고수" 는 딱 질색인데 여기에 있는 동안 만났던 신선한 고수들은 먹을 만 했다. 그렇다고 한국에 돌아와 고수를 즐기는 건 결코 아니다.

 

수영장 야경. 오잉~ 멋지다 +_+

 

원래는 씻기 전에 동행했던 언니랑 호텔 밖으로 나가 Pub에서 맥주 한 잔 하려고 했었는데요. 오늘 하루 쉬린제 마을과 에페소 유적 등으로 너무 지쳐 그냥 씻고 잠들었답니다.

 

 

 

터키 4일차. 오늘은 파묵깔레의 멋진 풍경을 보러갑니다.

 

벌써 터키에서의 네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가장 고대했던 파묵깔레 보러 가는 날 ^^

 

오늘도 아침 일찍 한국에서는 먹지도 않던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

 

 여기서 잠깐!

파묵깔레(Pamukkale)란? 터키 남서부 데니즐리에 위치한 석회봉을 말한다. 파묵깔레의 뜻은 터키어로 파묵=목화, 깔레=성을 뜻하므로 "목화성" 이라는 뜻이 된다. 기이하고 아름다운 경관과 유서 깊은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Hierapolis, 성스러운 도시)의 유적이 어우러진 곳으로, 1988년 유네스코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어디 터키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한 두개여야 말이죠 OTL)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소금처럼 보이는 하얀 석회암들이 보이기 할 때쯤 나의 기대는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앞으로 닥칠 실망은 전혀 모른 채...

 

 

 

파묵깔레 온천과 만나기 전 고대 유적지 히에라폴리스부터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도대체 이 멋진 풍경들은!!

 

멋..지..다.. ⊙_⊙

카톡으로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고 터키 왔다가 스위스도 들렸다고 했더니 믿을 정도 ㅋㅋㅋ

 

히에라폴리스는 BC 2세기 경 페르가몬 왕조에 의해 처음 세워져 로마 시대를 거치며 오랫동안 번성했다. BC 130년 이 곳을 정복한 로마 제국에 의해 "히에라폴리스(Hierapolis, 성스러운 도시)" 라는 지명을 얻게 됐다. 히에로스는 그리스어로 성스럽다는 뜻이다. 로마 제국에 이어 비잔틴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계속 번성했고, 그 뒤 11세기 후반 셀주크투르크족 룸셀주크 왕조의 지배를 받으면서 "파묵깔레(Pamukkale, 목화성)" 라는 현재의 지명을 얻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히에라폴리스는 1354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고 만다. (터키에 와서야 터키가 지진이 많은 나라란 것을 알았다)

두 번째 사진이 유명하다는 원형극장이다. 최대 1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였다고. 그 외에도 소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 유적, 신전, 온천욕장 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그저 먼발치에서 보는 정도여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드디어.. 파묵깔레 온천과 조우... 개.봉.박.두.

 

앗... 이럴 수가...

예쁜 하늘색 온천수가 가득 차야 할 곳인데... 물이 말라서 그냥 하얗기만 하다... 톡으로 사진을 받은 한 친구는 여기 "소금광산" 아니냐고 물을 정도였다 T_T

온천수가 줄어서 관광객이 많은 주말에나 물이 흐르도록 한단다.

분명 보행로(나무판자길) 밑으로 졸졸졸 온천수 흐르는 소리가 들리거늘!!

어서 물을 틀란 말이다! 내가 왔다구... 엉엉엉...

 

파묵깔레에서도 열기구를 탈 수 있다

파아란 하늘에 가끔씩 떠올랐던 파묵깔레의 연기구들

 

 여기서 잠깐!

터키에서 한국 관광객을 태운 열기구에 사고가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곳에서 일어난 사고였다는데 관광객의 무리한 요구로 일어난 사고였다네요. 눈과 비 보다는 바람의 영향이 훨씬 큰 열기구는 아무 때나 탈 수가 없다고 합니다. 다음 일정인 카파도키아, 기암괴석도 유명하지만 열기구 투어를 빼놓을 수 없다!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카파도키아에서는 열기구의 운항 여부를 정부에서 결정한다고 하니 다소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천만다행으로 족욕 할 수 있는 곳으로 오니 이렇게 물이 고여 있다 >_<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 미끄러운 관계로 신발은 벗고 맨발로 들어간다.

우리네 계단식 논 같은 모양새가 친근한 느낌. 미끄러운 길을 따라 조심조심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예쁜 호수(연못?)가 나온다. 이 곳으로 넘어왔을 때는 사실 저 호수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여기까지 왔으니 족욕도 해봤다

첫 번째 오른쪽 하단의 수로 같은 곳으로 온천수가 콸콸 흐르고 있다. 뜨거울까봐 걱정했더니 웬걸 미지근한 수준이다. 펄펄 끓는 울나라 온천수와는 차이가 있다. 파묵깔레 온천은 36℃ 수온으로, 류마티즘, 심장병,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바닥은 딱딱한 편. 요철이 심한 부분은 발바닥에 닿으면 살짝 아프기도.

고여있는 물은 차가웠다. 온천수라 물은 미끌미끌.

고여있는 물에 석회암이 녹아 걸으면 뿌옇게 올라왔고 미끄러워서 주의가 필요했다.

 

반대쪽에서 찍으면 계단식 논 같은 풍경이 잘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전혀 안 보였다.

아마 몇 년 후에는 여기에도 물이 말라 족욕조차 못 할 지도?

 

파묵깔레 한 켠에서 낮잠 자는 강쥐들... 역시 개 팔자가 상팔자? ㅎㅎ

 

아쉬움 가득 했던 파묵깔레 여행도 끝이 났습니다.

아쉬움 마음에 기념품 가게에서 온천수가 풍부한 파묵깔레를 담은 냉장고 자석도 하나 장만했답니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엄마와 함께 그리고 주말에 와서 온천수가 가득 한 파묵깔레를 보고 싶네요! 그런데 허리와 다리 관절을 수술하신 엄마가 이 고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터키 4일차. 오늘은 두 번째로 지중해도 보러갑니다. 

 

이동 중에 먹는 점심

그래도 한 두 가지는 입에 맛는 것이 있어서 굶지는 않았다

 

규모가 꽤 컸던 식당 겸 휴게소

터키 사람들 담배를 많이 피워서 어느 휴게소를 가더라도 이런 시설들이 있었다. 터키 사람들은 이 테이블에 앉아 차(커피 아님! 홍차임)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곤 했었다.

 

달리고~ 달리고~

 

 

 

유럽인들에게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는 "안탈랴(Antalya)" 도착!

 

안탈랴에 도착하자마자 지중해를 둘러보기 위해 유람선에 오른다.

유람선인줄 알았는데 해적선이다 ㅋㅋ

 

제가 만약 유럽에 정착하게 된다면 지중해 연안을 선택할 것 같아요.

잉크를 풀어놓은 것 같이 파란 지중해의 바다를 만나보시죠!

 

유람선에 올라 따뜻한 햇볕 아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뜻 사람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중간에 터키 맥주 "에페 맥주" 도 한 병.

 

 

 

배에서 하차하자마자 바로 엄청난 계단을 올라 안탈랴 구시가지를 보러갑니다.

 

 여기서 잠깐!

안탈랴(Antalya)? BC 2세기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로스 2세가 지상의 천국을 건설하라는 명을 내려 만들어진 도시다. 때문에 원래 이름은 왕의 이름을 딴 "아탈레이아" 였다. 이후 로마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절 침략을 받아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그 이후 비잔틴 제국, 몽고 제국, 인근 베네치아, 제노아의 통치를 받기도 했다. 1919년 이탈리아 군대가 점령했다가 1921년 투르크 인민군에게 쫓겨났다.

아열대성 기후로 1년 내내 따뜻하고 고대 유적지가 많아, 터키에서 이스탄불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다. 특히 유럽 관광객이 휴양을 위해 많이 찾는다.

 

항구에서 100여개 쯤 되는 어마어마한 계단을 올라서니 가장 먼저 탐스러운 오렌지가 열린 오렌지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구시가지의 고택들

 

구시가지의 고택들 사이에는 카페, 호텔, 장식품이나 터키 전통 과자 등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했다

 

구시가지 핵심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문"

로마 제국의 안탈랴 정복을 기념하는 개선문이다. 130년 이 곳을 방문한 하드리아누스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만날 수 있는 스타벅스.

너무 더워서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다. 터키 사람들은 식사 후 매우 단 음식을 디저트로 즐긴다. 파운드케이크 같은 걸 시럽에 재워 먹는다거나. 그게 커피에도 적용 될 줄은... 아이스라떼에 기본 옵션으로 시럽이 추가되는 모양이다. 한 입 먹고 깜.짝. 놀랐다. 영수증을 보니 "with syrup" 이라고 되어 있다. T_T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 주문할 때 "No sugar!" 을 외쳤다.

 

전차가 다니는 안탈랴의 횡단보도... 근데 신호등이 없다.

 

안탈랴의 버스 정류장 (전차 정류장인가?)

 

음... 어제에 이어 오늘 역시 강행군의 연속이었습니다. 안탈랴는 너무 덥습니다. 제가 갔던 5월 초의 날씨가 이 정도면 휴가철인 여름에 터키를 찾은 사람들은 아마 죽음을 맛 봤을 것입니다. ㅋㅋㅋ 그렇다고 또 한 겨울은 너무 춥다네요. 물론 1년 내내 따뜻한 안탈랴는 제외. 역시 어느 나라든 여행은 봄, 가을이 적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터키 여행기를 올리는 도중 새해를 맞이 했음에도 이 여행기가 언제쯤 완성 될런지는 오.리.무.중. 파묵깔레와 안탈랴를 둘러봤던 네 번째 날 일정도 매우 빡빡해서, 3일차 쉬린제 마을+에페소 유적지 못지 않게 스.압이 장난 아니다. 시간도 오래 걸려서 1일1일부터 쓰기 시작해 1월3일 오늘에서야 끝을 맺었다. 내일은 기암괴석이 가득한 신비의 땅 "카.파.도.키.아" 로 향합니다! 

 

 

 

...터키 5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너부리, 에페소 유적에 가다

2016. 1. 1. 23:15 | Posted by 너부리7

터키 3일차. 쉬린제 마을 그리고 에페소

 

터키에서의 세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고대 도시 에페소 유적지를 보고 쉬린제 마을을 보러 간답니다.

 

동 터오는 아이발릭의 아침

 

엊저녁과 몹시 비슷한 비주얼의 아침식사 ㅋㅋㅋ

어쨌든 오늘 하루 강행군을 위해 든든히 먹어뒀다

 

 

 

터키 3일차. 오늘의 첫 일정은 터키 속 "작은 그리스" 쉬린제(Sirince) 마을

 

 여기서 잠깐!

터키에 와서 알게 된 것이지만 터키와 그리스는 마치 한국과 일본같은 관계래요. 터키가 과거 오스만 제국 시절 아주 오랫동안 그리스를 지배했다고 합니다. 영토 분쟁은 기본, 그 외 크고 작은 분쟁들이 끊이지 않다네요. (그리스가 터키의 유럽 연합 가입을 강력 거부했다고도 하고요) 이슬람과 그리스 정교로 서로 믿는 신조차 다르니 더더욱 괴리감이 클 듯. 그래도 두 나라 모두 조상들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관광 강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아마도 종교적인 문제였겠지만 그리스인들이 터키인들의 눈을 피해 산 속에 들어와 살게 된 것이 터키 속의 작은 그리스, 쉬린제 마을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쉬린제 마을은 포도, 오디 등 각종 과일로 만든 와인이 유명하대요.

 

쉬린제 마을로 이동중 잠시 쉬기 위해 들린 휴게소 뒷편 풍경

우리 집에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새 쉬린제 마을 도착!

 

쉬린제 마을에서 나를 처음 반겨준 것은 경.찰.차. -0-

 

와우 >_<

눈이 커질 만큼 예쁜 풍경이었는데 사진으로 옮겨놓으니 영 느낌이 안 산다

웬지 파란 그 녀석들이 살 것 같다. 스머프 ^^

 

역시 마음이 통했다

정작 스머프는 작가가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역을 여행하다가 생각한 것이란다

 

평화로운 식빵 자세 고양이 3묘방?  귀여운 녀석들 ㅎㅎ

 

산 속 마을이다 보니 집들과 상점들이 언덕배기에 있어 등산 깨나 했다

저 멀리 현지인이 보인다... 웬지 그리스스러운 걸... ㅋㅋ

 

나는 굳이 등산을 감수하면서까지 KILISE CHURCH 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동행한 언니가 원해서 투덜대며 따라 갔다. 그런데...

 

뭐야? 공사중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만... ㅡㅡ;;

분수대 안의 성모 마리아 상을 찍는 것으로 나의 등산을 보상 받기에는...

 

쉬린제 마을, 와인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와인은 맛 보지 못했다

대신 넉살 좋은 터키 청년이 파는 오디쥬스 한 잔 사 먹었다, 바로 이 청년

열심히 흥정했으나 마지노선이 확실한 밀당의 고수였다...

(KIRISE CHURCH 안에 오디 쥬스 가게가 있음)

 

터키 속 작은 그리스라지만 이 곳은 터키

 

등나무 꽃이 인상적이었던 아이스크림 가게

꽃이 예뻐서 꽃 위주로 찍었는데 아이스크림 가게가 다 나오도록 찍을 걸 그랬다

흠... 지금 보니 꽃보다 아이스크림 파는 아가씨가 더 이쁜걸? ^^;;

 

여기도 꽃이 예뻐서 꽃 위주로 찍었는데...

쉬린제 마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풀샷으로 찍을 걸 그랬다

 

2015년이 가기 전에 터키 여행기를 올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여행 당시 찍었던 사진들을 고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8박9일짜리 패키지 여행으로 터키를 둘러보기에는 일정이 너무나 촉박하다는 것!!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곳들을 둘러보는 우리 식 패키지 여행의 폐해라고나 할까요? 땅 덩어리가 크다 보니 이동거리가 길어 더 했겠지만 눈에 담을 시간도 모자르고, 추억을 카메라에 담을 시간은 더더욱 모자르고... 슬프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자유여행으로 올 엄두는 도무지 나지 않는 너부리입니다. T^T

 

 

안녕! 쉬린제 마을

동화 속 마을 같았던 쉬린제 마을과도 작별을 고했습니다.

 

오전 일찍 시작된 일정이라 등산(?)하기 딱 좋았는데 점심 무렵이 되니 역시 더워지더군요.

점점 지중해와 가까워지고 있어서 날씨도 이제는 여름 수준... 덥다!

 

 

 

터키 3일차. 오늘의 두 번째 일정은 고대 에페소 유적

 

 여기서 잠깐!

에페소(Ephesus)? 소아시아의 에게해 연안(현재의 터키)에 위치했던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의해 B.C 6~7세기에 건립된 식민도시. 주변의 그리스 도시국가들, 페르시아, 로마 제국 등의 번성과 쇄락에 따라 식민지화 되는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을 통해 막대를 부를 축척했다. 도미티아누스 신전, 셀수스 도서관, 대극장 등이 유명하다.

또한 초기 기독교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곳이기도 해서,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울로가 전도와 사목을 한 교회 중 하나가 에페소 교회다.

 

 

굳이 그리스를 안 가도 될 만큼 그리스스러운 유적들로 가득 했던 에페소. (뒤늦게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을 본 후 생각이 좀 달라졌지만 ^^;;) 강렬히 내리쬐는 지중해의 태양은 우리나라 한 여름 뙈약볕 따위는 가소롭다는 듯 저의 두피를 강타했더랬죠. 유적을 둘러봤던 시간이 2시간 남짓. 열심히 선글라스는 썼지만 모자 쓸 생각은 못했던 게 실수. 정수리 쪽이 따가워서 그냥 어디 긁혔겠거니 했는데... 아니었슴다... 강렬한 태양볕으로 인한 두.피.화.상. OTL

 

슬슬 물려가던 터키 스타일 뷔페 점심

왼쪽에 노란 알갱이가 찰기 없는 쌀에다 양념을 한 밥인데... 어흑... 향신료 듬뿍... 난 찰기 있는 밥과 짭짤한 반찬을 원한다! T_T

 

 

 

점심도 먹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에페소 유적지 탐방을 위해 출발~!

엄청난 스·압이 예상됩니다. ^^;;

 

BATHS AT THE "STATE AGORA" (공중 목욕탕)

1세기 쯤 만들어졌다는 이 목욕탕에는 냉탕, 온탕, 사우나, 탈의실 등의 시설이 있었다.

로마 제국, 목욕 문화가 발달했다더니 과연 규모가 장난 아니다.

세 번째 사진의 토기처럼 생긴 것들은 당시 수도 배관을 발굴해 모아둔 것.

 

보시다시피 아직도 에페소 유적지는 발굴중이다. 원래 유적 발굴은 이렇게 공을 들여 천천히 해야 하거늘... 우리의 무녕왕릉을 생각하면 참 씁쓸하구먼!

 

THE BOULEUTERION (오데온)

안내판은 "THE BOULEUTERION" 이라고 되어 있지만 가이드 언니는 "오데온" 이라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런 반원형 형태의 극장을 오데온 이라고 한단다. "오디오" 의 어원이 바로 이 오데온 이라고.

귀족들이 회의, 음악회 등 각종 공연을 했던 극장으로 1,400명 가량 수용 가능.

 

THE "RHODIAN PERISTYLE" AND THE PRYTANEUM (프리타네이온)

"프리타네이온" 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시청

아테네의 식민지였던 에페소에도 프리타네이온이 있었고, 지금 남아있는 것은 1세기 아우구스트스 황제 때의 것이다. 2개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발굴되어 셀축의 에페소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곳에는 가정의 수호신이자, 불의 여신 "헤스티아" 의 불이 밤낮으로 타올랐으며, 귀족 출신의 "프리타네" 라는 남·녀 사제들이 이 불을 지키고 신께 제를 올리는 의식을 진행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의술(치료)의 신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 의 트레이드 마크인 뱀 한 마리가 휘감고 올라가는 지팡이

이것을 바탕으로 이 주변에 "병원(아스클레피온)"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던 가이드 언니의 설명이 용케 기억난다. 우상 숭배가 금지된 이슬람 율법에 따라 터키에서는 흔히 병원에 쓰이는 + 표시 대신 바로 이 뱀이 휘감고 올라가는 지팡이로 표시한다는 설명도 기억난다. 그런데 꼭 터키 뿐 아니라 WHO 라든가 다른 나라 의료기관들도 이 지팡이를 많이 쓴다. 우리나라에도 앰뷸런스에 보면 이 지팡이 그림이 있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Hermes)" 와 그의 지팡이 카두세우스(Caduceus)

제우스의 아들로 평소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고 두 마리의 뱀이 감겨있는 지팡이를 지니고 다녔다. 가축의 증식을 관장하는 부와 행운의 신(헤르메스 신 옆에 양이 있다), 길을 지배하는 길손의 신, 통역이나 상업, 도둑의 수호신, 죽은 자를 지하 세계로 인도하는 신이다. (헉헉... 뭔 수식어가 이리도 많냐)

 

THE TEMPLE OF DOMITIAN (로마 황제 도미티아누스의 신전)

도미티아누스 황제에게 바쳐진 신전으로 거의 무너져있다.

솔직히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옆에 있던 "승리의 여신(니케)" 에 정신이 팔려서 뭔지도 모르고 대충 찍고 니케 쪽으로 이동했는데... 정리하면서 보니... 그 유명한 "도미티아누스의 신전" 이었다. 젠...장...

 

승리의 여신 "니케(Nike)"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바로 이 여신에서 따온 이름... 다들 아시리라... 모르나? ㅋㅋ

니케 여신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승리의 월계관.

다들 니케 옆에서 사진 찍느라 분주했던 기억이...

 

THE MEMMIUS MONUMENT (멤미우스 기념비)

1세기 아우구스트스 황제 때 멤미우스가 로마 독재관 술라의 소아시아 평정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도미티아누스 신전 맞은 편에 있다.

유적 탐방 전 공부는 필수인데 전혀 공부를 해가지 않은 탓에 사진 찍는 위치 선정도 잘못되어 측면을 찍은 것 같다. T^T 오른쪽 앞에서 찍었더라면 부조된 석상도 같이 담겼을 텐데... 아쉽다!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다.

 

찍어달라는 듯 미동도 없던 고양이 녀석 ㅎㅎ

특별히 냥이들을 애정하는 건 아니지만 외국 나가서 녀석들을 만나면 반갑다.

도둑 고양이 취급 받으며 숨어지내는 울나라 냥이들에 비하면 외국 냥이들은 천국에 사는 지도.

 

THE "HERACLES GATE" (헤라클라스 문)

사자 가죽을 두른 헤라클라스의 부조가 새겨진 기둥 2개가 나란히 서 있다. 위에서 봤던 니케 여신은 사실 이 기둥 위에 얹혀졌던 것이다. 헤라클라스 문을 기준으로 윗쪽은 상류층이, 아랫쪽은 서민들이 살았다고 한다. 서민들의 수레 출입을 막기 위해 문의 폭이 좁다.

기둥 옆에서 포즈 잡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정면에서 양 옆 기둥이 모두 담기도록 찍을 생각 따위는 전혀 못하고 사람들 없을 때 후다닥 찍었더니... 후.회.막.심.

 

THE CURETES STREET (쿠레테스 거리)

헤라클레스 문에서 셀수스 도서관까지 연결된 길

로마시대에 행정과 종교 업무를 담당했던 사제를 "쿠레티" 라고 했다. 이 거리의 양쪽에 사제들과 유명인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서 "쿠레테스 거리" 라고 했단다.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기둥만이 남아있다. 인근 항구를 통해 외국에서 들어온 실크, 향신료 등 고급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했다고.

주변이 폐허가 되었지만 지금 이 모습만으로도 과거에 매우 번화한 거리였겠다 싶다. 우리라나로 치면 명동 한 복판 정도 되려나?

 

THE NYMPHAEUM TRAIANI (트라야누스 샘)

2세기 초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에게 바친 샘. 12m 높이에 2층으로 된 이 곳은 트라야누스 황제의 석상이 있었고, 석상의 발 끝에서 물이 흘렀다고 한다. (첫 번째 사진 정 가운데 보이는 것이 황제의 오른발) 비너스, 새턴, 바커스 등의 신과 왕족 후예들의 12조각이 발견됐는데 셀축의 에페소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역시나 크다. 트라야누스 샘은 전체가 다 담기도록 멀리서 풀샷만 찍었더니 그 크기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듯. 수영장이 있었대도 믿을 크기다.

 

THE SO-CALLED ALYTARCHS' STOA

쿠레테스 거리를 가운데 두고 (헤라클라스 문 → 쿠레테스 거리 방향) 왼쪽에 있던 상점가. 상점가 뒷편 언덕쪽으로는 고급주택가가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사진을 보면 희미하긴 하지만 섬세한 모자이크 타일 바닥이 보인다. 거리 바닥이 이 정도면 도대체 이 동네는 뭐지? ㅎㄷㄷ

 

THE TEMPLE OF HADRIAN (하드리아누스 신전)

쿠레테스 거리를 가운데 두고 (헤라클라스 문 → 쿠레테스 거리 방향) 오른쪽에 위치한 하드리아누스 신전은, 138년 하드리아누스 황제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신전 입구에 4개의 코린트 양식 기둥이 남아 있으며, 가운데 기둥 2개의 윗쪽은 아치 형으로 되어 있는데, 중앙에 행운의 여신 "티케(Tyche)" 가 조각되어 있어 화려함을 더 한다. 아치 뒷편에 있는 문의 가운데 부분에는 불행과 악귀를 쫓는다는 "메두사(Medusa)" 의 상반신이 조각되어 있다. 아름답다! ♡_♡

 

THE VARIUS BATH (스콜라스티카 목욕탕)

하드리아누스 신전 뒷편에 위치한 거대한 목욕탕

이 목욕탕은 1세기 말 ~ 2세기 초에 처음 만들어졌는데, 4세기에 지진으로 파괴된 것을 "스콜라스티카" 라는 부유한 여인이 5세기에 다시 3층짜리 건물로 증축하면서 비잔틴 양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1,000여명이 이용할 수 있었던 이 큰 목욕탕에는 온탕, 냉탕, 사우나, 휴게실, 심지어 체육시설까지 있었단다.

 

THE LATRINE (공중 화장실)

현재의 양변기 모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밑으로 오물이 떨어지면 스콜라스티카 목욕탕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로 씻겨 내려가는 수세식 화장실의 형태이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THE CELSUS LIBRARY (셀수스 도서관)

135년 로마의 소아시아 총독이었던 율리우스 셀수스 플레마이아누스를 기념하기 위해 집정관이었던 그의 아들 티베리우스 율리우스 이퀄라가 지었다. 전성기 때는 최대 12,000권의 두루마리 장서를 보관했다. (책이 아니라 양피지 두루마리 장서이다!) 정면에는 거대한 4명의 여인 석상이 있는데, 각각 소피아(지혜), 아르테(덕성), 에노이아(지능), 에피스테메(지식)을 상징하며, 현재 유적지에 있는 석상은 모조품이고 진품은 오스트리아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270년에 지진으로 무너졌다가 1970년대에 복원되었다. 웅장하다!

도서관 오른쪽으로 나 있는 문 2개는 마제우스(Mazeus)와 미트리다테스(Mitridates)의 문으로, 노예 신분에서 자유인(해방 노예)이 된 부유층 마제우스와 미트리다테스가 로마 황제 아우구스트스와 그의 아내 리비아, 딸 율리아, 사위 아그리파를 위해 만들어 봉헌했다고. 이 문으로 나가면 서민들의 아고라(광장, 시장)가 있다.

 

대리석(마블) 거리

서민들의 아고라와 유곽 사이에 대리석 바닥으로 만들어진 길.

지금은 지진 등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바다가 멀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이 길 끝에 항구가 있었다고 한다.

 

대리석 거리에 있던 매춘 광고

오른쪽 하단 직사각형 → 증명서(신분증?)이 필요하다, 발바닥 그림 → 발이 이 그림 보다 큰 사람(=성인)만 가능하다, 발 옆에 사람(여자다) → 예쁜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 하트 → 사랑을 나눌 수 있다, 동그라미 - 이 만한 동전을 가지고 와라! 명쾌하다 ㅋㅋㅋ

 

유곽 터

인근에 항구가 있었던 만큼 이런 시설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겠다

 

야생 양귀비

계속 유명한(?) 돌덩어리들만 보다보니 유곽 터 부근에 있던 식물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THE "THEATRE GYMNASIUM" (대극장)

2천4백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소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극장이다.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졌으나 로마 시대에 각 부분이 확장되었다. 관객석은 지름 154m, 높이 38m 반원형 구조이다.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3층으로 된 무대 건물은 18m 높이였었다. 시민들이 모이는 집회, 연극과 문화예술 공연이 상연되었고, 로마 시대에는 검투 경기도 벌어졌었다. 지금도 매년 이 곳에서 에페소 축제가 열린다고.

 

대극장을 마지막으로 2시간 정도 진행됐던 에페소 유적지 투어가 끝났다!

너무 덥고 오랜 걷기에 지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지만 포기하고 이 곳에 앉아 잠시 땀을 식혔다. 이 대리석 & 석회석 조각들도 다 에페소 유적지의 유물들이다. 발굴 했으나 아직 짝을 찾지 못해 이 곳에 보관중이다. 왼쪽으로 숲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가면 북문 출구가 나온다.

 

글을 올리면서 자료를 찾아보니 저는 에페소 유적지 남문을 통해 들어와 북문으로 빠져나가는 코스로 유적지를 봤더군요. 뻔히 유적지 방문 일정이 있다는 걸 알면서, 전혀 공부를 안 하고 왔던 불찰로 몇 가지는 그냥 지나쳐 버렸고, 패키지 일정 상 몇 가지는 아예 보지도 못했던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터키에 다시 오고 싶지만 다시 장기간의 해외 여행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도 가보지 못했던 다른 나라를 선택하겠죠? 이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에페소 유적지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네요. 가이드도 할 수 있을 만큼요. ㅋㄷㅋㄷ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며칠 째 자료를 찾아보면서 "에페소 유적지" 를 올리던 도중 결국 새해를 맞이 했다. 하지만 어떠랴. 내가 원고료 받고 정해진 기간 내 반드시 글을 완성해야 하는 글쟁이도 아닌 것을. 약간의 강박증과 결벽증이 있는 난 스스로 기준을 정해두고 자신을 괴롭혀대는 버릇이 있다. 이제 만으로도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나이가 됐다. 새해를 맞으면서 이런 쓸데없는 버릇들을 고쳐보려고 한다. 버릴 건 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들을 채우고 싶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국내, 해외 가리지 마시고 즐거운 여행들 많이 하시구요!!

 

 

 

...터키 4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너부리, 트로이에 가다

2015. 12. 27. 21:42 | Posted by 너부리7

터키 2일차. 트로이

 

터키는 한국보다 6시간 느리답니다.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 있는 터키인 만큼 여행기간 내내 이동시간 길어

현지 시간으로 보통 7시부터 일정이 시작 되었어요.

 

호텔 창문 밖으로 무슨 밭 같은 게 있어서 전날부터 궁금했었다.

아침에 창문을 열어봤더니 "유채밭" 이었다.

 

그래도 미국식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호텔식이 제일 만만 했다.

지중해식 식사라고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빵, 다양한 종류의 햄과 치즈, 버터, 신선한 채소 샐러드(주로 오이, 당근, 올리브), 요거트, 샐러드 드레싱으로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게 좀 특이했다.

 

터키에서 첫 날 이용했던 ESER DIAMOND Hotel

 

 

 

터키 2일차. 오늘은 트로이 목마를 보러 트로이로 향합니다.

"트로이 목마" 하면 제 또래들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트로이> 를 떠올릴 듯.

스파르타가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를 이용하는 기지를 발휘해 승리했다는 유명한 이야기.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 <오딧세이> 속에 등장하는 신화 속 이야기인줄만 알았으나,

1871년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을 발견하면서 현실 속 이야기가 됐죠.

 

이스탄불 공항에서 환전했던 터키 리라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물 사 먹는데 소진 ㅋㅋ

 

 여기서 잠깐!

외국인 관광객이 탄 버스는 고속도로에서 90km 이상 달릴 수 없게 되어 있고, 2시간마다 휴게소에서 정차하여 쉬도록 의무화 되어 있다네요.

덕분에 조금 느리더라도 안전하게 갈 수 있었고, 긴 이동시간 틈틈히 잠깐씩 쉴 수 있어 이동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답니다. 휴게소에서 터키 물건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구요.

 

트로이 가는 길에 다시 만난 유채밭. 정말 끝이 안 보인다. 노란 유채꽃이 참 예쁘다. ^^

정작 터키人들은 올리브유를 이용하지만 독일로 카놀라유를 수출하기 위해 많이 재배한다고.

 

한적한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달리고... 아, 저 푸른 하늘!!

 

 

어느 덧 점심시간. 오늘 점심 메뉴는 "고등어 케밥"

때까지만 해도 초반이었으니 식사시간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살짝 비렸던 고등어 케밥도 레몬즙을 뿌려 먹으니 그럭저럭 먹을 만 했었다.

밥이 나와도 기본적으로 빵과 수프는 제공이 되는데 나중에는 모두 빵만 먹었다는... T_T

 

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가 "에게해"

 

사진에서처럼 버스째 페리선에 오른다

안전을 위해 버스에서 하차 → 페리선에 앉아있다 도착 후 버스 탑승

페리선 속도가 하도 느려 가는 건지 마는 건지 당황했다 ^^;;

너무나 예쁜 동유럽 꼬마가 제 누나랑 노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 몰랐을지도.

 

 

 

실리브리 → 켈리볼루까지 3시간, 다르달네스 해협을 지나 차낙칼레에서 40분간 페리선을 타고 약 5시간의 이동 끝에 드디어 트로이 목마를 보러 트로이에 입성!

 

우선은 유적지부터 만나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던 기억은 나는데 트로이 목마, 원형 경기장 터를 빼곤

뭐가 뭔지 도통 봐도 모르겠네요. 도착하자마자 바로 여행기를 올렸어야 했는데... OTL

 

The East Wall

유적과 설명판을 함께 찍어서 천만다행 ㅋㅋㅋ

우리 말 설명이 없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

 

The Northeast Bastion  Bastion? 찾아봤더니... 요새 였다...

 

The Temple of Athena  아하! 아테나 여신 ^^

정면으로 보이는 밭 부근이 트로이 전쟁 당시에는 바다였다고.

지진 등으로 지반이 밀려 현재의 바다는 아주 멀리 있다.

그렇다면 내가 발을 디디고 있던 곳이 스파르타와 트로이 병사들이 열나게 싸우던 전장?

 

트로이 유적지는 아직도 발굴중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인줄 알고 발굴했던 것은 사실 그 전 시대의 유적.

사진 속 숫자판이 유적의 순서를 나타낸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번성했다 멸망한 8개의 도시국가 유적들이 쌓여 이런 모습이 됐다. Tabakalar → Perioden → Strata (오잉? 스파르타??)

 

대리석으로 포장된 언덕길 "램프"

이 유적을 통해 이미 그 시기에 소와 말이 끄는 수레를 이용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음악과 연극, 회의가 열렸던 고대 로마인들의 원형 실내극장 "오데온" (Odeion)

고대 로마인들이 살었던 곳은 어느 곳이라도 원형극장이 있는 듯

 

모든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트로이의 더위는 아직도 생생!

이 쯤 되니 유적이고 뭐고 시원한 그늘에서 차가운 음료수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다음날 에페소 유적에 비하면 이건 더위도 아니었죠. ㅋㅋ

 

아무리 덥다해도 이 녀석을 놓칠 순 없다 "트로이 목마"

설마 이 녀석을 트로이 시대에 만든 목마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실물 크기로 복원한 것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엄청 늠름한 사이즈 ^^

유적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거대할 줄 알았으면 DSRL 좀 공부하고 올 것을... 똑딱이에 익숙한 나에게는 정통 DSLR 유저들이 비웃는 캐논 100D도 버겁다...

 

한 바탕 관광객 광풍이 지나간 후 나 혼자 독차지 하고 찍었음 ㅎㅎ

요리조리 돌려도 원하는 각이 안 나와 개고생...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근처 트로이 기념품을 파는 상점으로 급히 이동했어요.

이런데 오면 기념품 하나씩 장만하는 편인데 높은 가격과 활용도를 따지다 포기.

다시 오기도 힘드니 미니 트로이 목마 하나 살 걸 그랬나봐요.

 

더워서 생수 하나 사 먹을까 하다, 기념품 상점 입구에 즉석에서 오렌지 & 석류 즙을 내주는 노점이 있길래, 마침 같이 온 언니가 주변 사람들이 석류 많이 먹고 오랬다고 해서, 오렌지와 석류 사이에 고민하다 석류즙으로 선택했는데... 망했어요... 쓰더라고요... 오렌지 먹을 걸!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 아이발릭으로 바쁜 걸음을 옮깁니다

 

여기는 기후가 다른지 은빛 잎사귀가 반짝이는 올리브나무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꼬불꼬불 산길을 돌았더니 바다가 나타났다. 얘는 지중해??

 

터키 두 번째 숙소 HALIC PARK Hotel 도착

사람도 쉬고 리무진 버스도 쉬고

 

룸 컨디션 좋다

 

전망은 더 좋다!!

아이발릭 = 모과, 터키인들이 사랑하는 여름 휴양지란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뷔페 저녁

호텔식은 빵, 치즈, 햄 종류가 다양해서 괜찮았다

치즈도 두어 종류 빼곤 너무 짜서 깜짝깜짝 놀랐지만...;;

여기는 닭가슴살 요리가 맛있어서 나름 배불리 잘 먹었다

 

내일은 아주 많이 걸어야 한다는 가이드 언니 협박에 서둘러 zzz

 

 

 

...터키 3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너부리, 터키에 가다

2015. 12. 27. 21:07 | Posted by 너부리7

너부리, 터키에 가다!

 

오.매.불.망.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형제(?)의 나라, 터키에 다녀왔답니다.

지금은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는 그 분(?) 덕에 "형제의 나라" 라는 표현이 무색해졌지만...

 

올 봄, 어린이날을 끼고 다녀왔으니까

벌써 계절이 세 번이나 바꼈을 만큼 오래 된 일이네요 ^^;;

 

요즘 터키를 포함한 유럽의 분위기를 보건데 올 봄에 터키를 다녀온 건 참 잘 한 일인 듯!

여행 직후 터키 수도 앙카라에 폭탄테러가 발생하기도 했었구요.

현재 진행중인 터키와 러시아 간의 분쟁은 또 어떤가요.

초특가 대박 찬스가 온다 해도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섣불리 터키 여행은 엄두도 못 내겠죠.

 

솔직히 그 동안 왜 그렇게 터키에 가고 싶어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어요.

오래 전 읽었던 여행작가 오소희의 터키 여행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주겠지!> 때문에?

역시 오래 전 S전자 휴대전화 광고에 나왔던 "파묵칼레" 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이스탄불의 명물 "고등어 케밥" 을 먹고 싶어서??

 

아마도 으리으리한 술탄아흐멧(=블루모스크)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떠나는 일은 무척 흥분되는 일이죠!

비록 여행사의 횡포(?)로 갑작스레 일정이 바껴 면세점 쇼핑조차 맘 편히 못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저 같이 겁 많은 귀차니스트에게 해외여행은 "패키지" 가 딱인 것을요. T^T

 

 

 

뻔해서 재미없다구요~? 어쨌든 좋습니다.

너부리의 뻔한 패키지 터키 일주, 구경 한 번 해보실래요? ^ㅁ^

 

 

 

인천 공항 → 터키 이스탄불 공항까지는 무려 12시간!! ⊙_⊙;;

그.러.나. 이미 뉴욕으로 14시간의 비행을 경험했던 저에겐 약간의 노하우가 있답니다.

꼬리쪽으로 맨 뒷자리를 요구하는 것. 목 베개. 그리고 기내용 슬리퍼.

만석이 아닐 경우 꼬리쪽 자리는 대개 비어있기 마련.

일행과 떨어지는 게 다소 아쉽겠지만 긴 비행시간 동안 여유로운 공간 확보 가능!

단, 만석일 경우 대.략.낭.패. ㅋㅋㅋ

그런데 말입니다. 이스탄불행 아시아나는 일회용 슬리퍼를 주더라는...

 

홀로 두 자리 차지하고서 못 봤던 영화들을 차례로 보면서 알찬 시간을 보냈어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엄청 재밌더라구요. 웃겨 죽는 줄. 푸하하하.

 

장거리 비행의 꿀잼(?), 기내식 촬영도 캐논 100D와 함께 잘 끝냈구요.

12시간이니 만큼 저녁 → 간식 → 아침 순으로 3번이나 주더군요. 냠냠.

 

첫 번째 식사. "불고기 영양 쌈밥"

양식으로는 "크림소스의 치킨 스튜" 가 있었지만 당.연.히. 쌈밥 선택. 맛있었다 ^^

 

간식. "불고기 브리또" 그리고 시원한 하이네켄 맥주.

맛은 그냥 soso

 

두 번째 식사. "감자 베이컨 오븐구이"

또 다른 식사로는 "매콤한 소스의 해산물찜" 이 있었지만 육식주의자인 난 당연히.

맛은... 음... 쌈밥이 제일 낫더구먼;;

 

밥 먹고, 영화 보고, 간식 먹고, 음료수 먹고, 화장실 들락날락 거렸더니

어느 새 이스탄불 도착!!

 

 

아시아와 유럽을 구분 짓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끼고 있는 국제 도시, 이스탄불.

이름에 걸맞게 이스탄불 아타투르크 공항의 규모도 엄청나더군요.

주말을 맞아 전 세계에서 승객들을 가득 태우고 온 비행기들로 가득.

덕분에 한참이나 비행기에 갇혀 있었고, 입국 수속도 1시간 넘게 걸린 듯 해요.

 

입국 수속 후 무사히 짐 찾고 가이드 언니와 만나

와이파이 빵빵한 리무진 버스에 올라 본격적인 터키 구경 시작~!

 

 

 

터키 1일차. 이스탄불

 

어느 나라나 주말 도로 사정은 똑같다. 차량이 천만대라는 이스탄불.

 

 여기서 잠깐!

이스탄불? BC 8세기 말 경 그리스인들이 비잔티움을 세운 곳으로, 324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1세가 수도로 채택했고, 후에 콘스탄티노플로 개칭되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1923년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수도가 앙카라로 옮겨졌고, 1930년 이스탄불로 공식 개칭되었다. 1985년 유네스코는 이스탄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일정표에 빡빡한 스케줄을 따라 첫날부터 강행군 Start

오기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터키, 엄청 큰 나라더군요. 과거 찬란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 의 후애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일정표에는 그랜드 바자르 → 히포드럼 광장 → 오벨리스크 였으나

주말 매우 붐비는 상황상 그랜드 바자르는 출국일에 가기로 하고

꿈에 그리던 블루 모스크, 성 소피아 성당을 내 눈에 담아 봅니다. >_<

 

블루 모스크(Blue Mosque)

사원 내부를 장식한 푸른 타일로 인하여 붙여진 이름이나 정식 명칭은 "술탄 아흐멧"

오스만 제국 제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에 의해 1609년 착공되어 1616년 완공.

엄청 거대했다. 완전 DSRL은 아니더라도 100D가 똑딱이는 아닐진데 한 장에 담을 수가 없었다.

 

흔히 우리에게 "성 소피아 성당" 으로 알려진 바로 그 곳, 아야 소피아(Aya Sofya)  

"소피아 = 지혜롭다"  즉, 성스러운 지혜의 사원 되시겠다.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건립 → 이슬람 사원으로 용도 변경 →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아야 소피아 내 모든 종교활동은 금지되어 있다.

 

너무나 우람한 사원들을 짧은 시간에 한 장에 담으려다 지친 내성 소피아 사원으로 가는 쪽에 있던 상점과 큰 나무들의 예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희미하게 성 소피아 사원의 모습도 보인다.

 

오늘은 맛보기로 블루 모스크, 성 소피아 사원의 외양만 눈에 담고

정식 관람은 마지막 날.

 

 

 

바삐 걸음을 옮겨 히포드럼(Hippodrome) 광장으로 이동. 

히포드럼 광장은 술탄 아흐멧 뒷 편에 위치하는데, 이스탄불을 정복한 로마 황제 세비루스에 의해 검투 경기장으로 지어졌으나,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증축 후 검투 경기가 금지되면서, 말이 끄는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다고 라네요.

지금은 경기장의 흔적은 전혀 남아 있지 않고 세 개의 탑(또는 기둥)만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오벨리스크" ("DIKILITAS" The OBELISK of The ODOSIUS)

이집트 투트모스 3세가 전승 기념을 위해 태양신에게 바치는 탑. 이집트 카르나크 신전에 세워진 4개의 오벨리스크 중 하나로,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에 의해 이 곳으로 옮겨졌단다.

지금도 엄청나게 큰데... 원래 탑의 1/3 만 잘라 가져온 것이라고 하니... 원래 크기는? ㅎㄷㄷ

탑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이 "made in 이집트" 를 온 몸으로 외치는 듯

 

두 번째 "세 마리 뱀 기둥" ("YILANLI SUTUN" The SERPENT COLUMN)

청동으로 된 3마리의 뱀이 서로 꼬여 있는 모습

그냥 볼 때는 낮은데 아랫쪽을 내려다 보면... 역시 거대한 높이... 허걱...

그리스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 후 아폴로신전에 페르시아 군의 청동 무기를 녹여

만든 기둥으로, 원래 8m 높이였으나 뱀 머리 부분이 소실되어 5.5m 만 남아있다.

뱀의 머리 중 하나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또 하나는 대영박물관에 소장.

 

세 번째 "콘스탄티누스 기둥" (오르메 수툰 "ORME SUTUN")

콘스탄티누스 7세가 자신의 할아버지 바실리우스를 기념하기 위해 32m 높이에 기둥 표면을 청동으로 씌우고 그 위에 농부와 어부를 새겨 넣었으나, 13세기 십자군 점령 후 청동 표면은 약탈 당하고, 1894년 지진으로 파괴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복구되었다고.

 

카이저 빌헬름 샘

이스탄불을 두 번이나 방문한 독일 빌헬름 2세가 자신을 환대해 준 술탄 압둘 자미드 2세에게

1898년 감사의 표시로 만들어 준 분수대. 돔 천장이 순금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멀리 노오란 순금 모자이크가 보이긴 한다.

 

U자 형의 큰 경기장 주위에 40줄의 계단식 좌석을 비롯하여 모두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히포드럼은, 시민들이 모여 정치적인 토론을 하거나 전차경주 등 각종행사가 열리던 장소였다.

지금은 이렇게 대리석 타일이 깔린 이스탄불 시민의 공원.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히포드럼 광장

 

거의 1시간? 만에 이 모든 것들을 후다닥 봐야 했답니다.

가이드 인솔 하에 이동하랴, 설명 들으랴, 사진 찍으랴...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그나마 나도, 함께 한 언니도 이런데서 증명사진 찍어대는 건 딱 질색이라 다행이었죠.

 

 

 

기내식이 채 꺼지지도 않았는데 또 저녁을 먹게 되더군요.

다행히 히포드럼 광장을 지나 머지 않은 곳에 저녁을 먹을 식당이 있었어요.

터키 여행 내내 엄청 걸어다녔습니다. 체력의 한계를 경험. T_T

 

샐러드, 빵, 수프, 메인디쉬로 구성된 정찬.

쫄깃한 빵이 입맛에 제일 잘 맞았고 나머지는... 흠...

터키 여행 내내 음식이 안 맞아 좀 힘들었다... 여행 가서 살이 빠지기는 처음 ㅋㅋㅋ

 

 

 

저녁식사를 끝으로 이스탄불과는 잠시 이별.

숙소가 있는 실리브리까지 1시간반을 이동하여 드디어 편안한 휴식.

 

매일 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해서 그 때 그 때 최소의 짐을 꺼내 사용.

그 바람에 9일 후에 이 캐리어도 너덜너덜 OTL

 

 

 

...터키 2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극비수사

2015. 6. 28. 23:23 | Posted by 너부리7

감독 곽경택
주연 움직이는 형사 "공길용" - 김윤석, 예언하는 도사 "김중산" - 유해진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5년 6월 24일(수) CGV명동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별점 괜찮음 ★★★★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마다 CGV에서는 오후 8시~10시 사이 시작하는 영화를 5,000원에 볼 수 있는 "컬쳐데이" 행사를 한다. 메르스 때문에 극장 가기 꺼려했던 1人이었지만 오랜만에 퇴근 후 영화관을 찾았다. (그렇다고 외출시 마스크 따위 쓰지 않음 ㅋㅋ)

 

극장 도착해서 팜플렛을 보다가 아차 싶었다... 감독이 곽경택이었다... 까탈스럽게 감독 따져가며 영화 보는 스타일은 아닌데... 곽경택, 윤제균 감독은 좀 꺼리는 편이다... 왜? 그냥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뭐... <극비수사> 는 김윤석, 유해진 두 주연배우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다. 역시 두 배우는 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 덕분에 곽경택 감독까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친구> 때부터 이어진 곽 감독의 고향-부산 사랑은 여전해서 <극비수사> 는 1978년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아동유괴 사건이 바탕이다.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이야기다.

 

한 해 두 해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꺼리게 된다. 예전부터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공포 쟝르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나다. 요즘은 증세가 더 심해져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부엌 씬만 나와도 초긴장. 칼질 할 때 손이 베이지 않을까, 물 끓이다 데이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T^T

 

아동유괴 사건을 다룬 영화라 매우 긴장하면서 봤는데... (이것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꺼리시는 분들은 여기부터 읽지 마시길!!) 다행히 <극비수사> 에는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으니 나 같은 작은 심장들도 비교적 편히(?) 볼 수 있을 듯!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등장합니다. ^^ ****

 

 

 

<극비수사> 를 보고 새삼 유해진의 팔색조 매력에 빠져들었다. ♡_♡

 

<극비수사> 에서는 모든 무속인들, 심지어 자신의 스승마저 유괴된 아이가 죽었다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 호통치지만, 홀로 아직 아이가 살아있고, 공길용 형사의 사주라야 아이를 살릴 수 있고, 보름 후 범인에게 연락이 올 것이라고 예언하는, 끝까지 자신의 사주풀이에 대한 믿음을 굽히지 않는 외유내강 도사 "김중산" 으로 열연을 펼친다. 그러나 <소수의견> 에서는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이혼 전문 변호사 "장대석" 으로 분하여 유해진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한 편 지난 겨울 소소한 일상의 하루 세끼로 우리를 훈훈하게 해줬던 <삼시세끼 어촌편> 참바다씨 인간 유해진의 모습은 또 어떤가.

 

 

어쨌거나 유괴된 아이의 생환을 위해 끝까지 극비수사 원칙을 고수하는 소신있는 남자 공길용 형사 역의 김윤석. 모두가 '죽었다' 라고 하지만 혼자 '안 죽었다' 라는 사주풀이를 내놓으며 범인의 연락 시점까지 정확히 예언하는 도력 높은 도사 역의 유해진.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극비수사> 는 강한 설득력을 갖게 됐다. 중요한 건 유괴된 아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이고 그 다음이 범인 검거인데... 영화에 투영된 우리의 현실에서는 늘 반대가 되었던 건 아니었는지? 그리하여 살릴 수 있는 아이조차 죽음으로 내몰았던 건 아니었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주저리... 주저리...

고집불통 공 형사와 신념 강한 김 도사가 어렵게 사건을 해결하고 난 뒤의 상황이 매우 씁쓸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고 했던가? 자신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멋진 성공을 거두었으나, 그 공은 엉뚱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오히려 본인들은 어이없게 역풍을 맞는... 역시 현실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결국 그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종종 소개되는 미담의 주인공들이 이렇게 조작 될 수 있겠나 싶었다. 허나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게 세상살이다. 해피엔딩이어서 고맙다. 

 

 

카트

2015. 1. 10. 15:56 | Posted by 너부리7

감독 부지영
주연 "선희" - 염정아, "혜미" - 문정희, "순례여사" - 김영애, "동준" - 김강우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5년 1월 6일(화)~8일(목) 올레TV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영화 점수 괜찮음 ★★★★

 

<카트>... 개봉했을 때 볼까 하다가 극장 가기 귀찮아 그만 뒀다. 당시 주변의 평도 생각보다 별로였다거나 뻔 하다고들 했다. (역시 카더라 통신은 무섭다)

 

사실 IPTV를 사용하고 부터는 굳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최신 영화를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으면 나중에 집에서 보자 하는 마음이 컸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싸게 사겠다고, 쓰지도 않는 집 전화, 인터넷 전화까지 개설하고, 잘 쓰던 인터넷, IPTV 까지 통신사를 바꿔버렸다. 덕분에 VIP 회원이 됐다. 포인트도 많이 쌓였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작년 이맘때쯤 발견... 그 동안 TV 다시보기, 영화 등으로 알차게 썼다. 포인트로 50% 결제를 할 수 있으니 굳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아도 됐다. (그래... 난 바보닷! OTL) 

 

그러던 어느 날... 2015년 1월 5일부터 포인트 결제 비율을 20% 로 낮춘다 했다. 누구 맘대로? ㅡㅡ;; 부랴부랴 보고 싶었으나 극장에서 놓친 영화 몇 개를 구입했다. 우선 <한공주>, 너무 잘 생긴 ♡_♡ '루크 에반스' 가 나오는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그리고 <카트>. 우선 부담없는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부터 봤다. 두 번째로 <한공주> 를 보려고 했는데... 연초부터 너무 우울할 것 같아서 좀 덜 우울해 보이는 <카트> 를 골랐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등장합니다. ^^ ****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으며 30여분씩 보기를 3일. 드디어 지난 목요일 <카트> 를 다 봤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 노조원들이 물대포를 맞는 장면에 이르러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엔딩에서 노조 간부들이 복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노조원들이 전원 복직되었다는 글을 읽으며 또 한 번 울컥. T_T 

 

 

마트 직원은 아니지만 나 역시 이 분들과 조금 비슷한(?) 입장이라 더더욱 울컥 했던 것 같다. 물론 우리 회사는 노조의 힘이 비교적 센 편이고,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일방적으로 부당 해고를 당하는 일 따위는 상상할 수 없다. 내 일터가 공기업 계통이라 그럴 수도 있고, 우리 노조가 공기업 노조의 지부로 편입된 때문이기도 하겠고, 동료 중 일부가 공기업 쪽의 소위 '사모님' 인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금의 우리 노조 역시 설립 초기에는 힘든 일이 매우 많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들려오긴 한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다 아는 얘기지만... <카트> 는 까르푸 → 홈에버 → 홈플러스가 된 그 곳의 이야기다. 정확히 홈에버 시절의 이야기이다. (예전 '까르푸' 에서도 정직원 진급 관련 불협화음이 좀 있었던 걸로 안다) 마침 집 근처에 까르푸가 있어서 홈플러스까지 세 번이나 회사가 바뀌는 동안 종종 이용했기 때문에,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같다. 심지어 내가 차를 사고 처음으로 갔던 곳이 까르푸이기도. ㅋㅋㅋ 게다가 한 때 파티쉐를 꿈 꾸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 했던 빵집이 홈플러스에 있던 '아티제 블랑제리' 였으니, 이래저래 나와 참 인연이 깊다. 새삼 아! 나도 마트 노동자였었구나... ㅋㅋㅋ

 

 

솔직히 나도 내가 감정노동자가 되기 전까지는 혜미에게 당연히 무릎을 꿇리는 진상(?) 고객의 입장이었을 것이다. 나는 평생 이런 일 따위 할 일 없다는 겁 없는 생각을 하며, 싫으면 이런 일 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는 옹졸한 생각을 가지고, '절대약자' 일 수 밖에 없는 그 분들을 대놓고 무시했을 것이다. 반성한다. 깊이 반성한다.

 

한 편으로 고객에게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당.연.히. 말할 수 있는 회사의 용기를 촉구한다. 여전히 목소리 큰 고객에게는 Yes 라 하고, 안 되는 것을 안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넘어가는 상식적인 고객에게는 No 라 하는, 이상한 행태에서 벗어나라고 전하고 싶다. 한 번 Yes 를 경험한 고객들은 그 이후에도 절대 물러섬이 없으니 악순환의 연속이다. 우리 고객들도 상식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이 되기를 바라본다.

 

 

현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비정규직분들을 응원합니다!

아직도 '노조=빨갱이' 로 생각하는 분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당신이... 혹은 당신의 부모님이, 자녀가... 비정규직으로 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시길!!!

 

 

주저리... 주저리...

어렸을 때는 실업자니, 계약직이니 하는 것들은 영국처럼 노회한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을 했었다. 잘 나가진 못했어도 나름 정규직으로서의 혜택을 누리던 내가 창업에 실패하고 경력이 단절되어 몇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고 나니 예전의 일들이 꿈(?) 같았다는 생각도 들고... 해가 바뀌어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연로해지신 엄마가 여기저기 편찮으셔서 벌써 두 번째 수술을 앞둔 작금에 <카트> 를 보게 되니, <또 하나의 가족> 을 봤을 때 만큼 씁쓸하다. 유명무실하게 느껴졌던 우리 회사 노조(간부) 사람들에게 그래도 있어줘서 고맙다는 감사를 전해야 할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