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부리, 트로이에 가다

2015. 12. 27. 21:42 | Posted by 너부리7

터키 2일차. 트로이

 

터키는 한국보다 6시간 느리답니다.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 있는 터키인 만큼 여행기간 내내 이동시간 길어

현지 시간으로 보통 7시부터 일정이 시작 되었어요.

 

호텔 창문 밖으로 무슨 밭 같은 게 있어서 전날부터 궁금했었다.

아침에 창문을 열어봤더니 "유채밭" 이었다.

 

그래도 미국식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호텔식이 제일 만만 했다.

지중해식 식사라고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빵, 다양한 종류의 햄과 치즈, 버터, 신선한 채소 샐러드(주로 오이, 당근, 올리브), 요거트, 샐러드 드레싱으로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게 좀 특이했다.

 

터키에서 첫 날 이용했던 ESER DIAMOND Hotel

 

 

 

터키 2일차. 오늘은 트로이 목마를 보러 트로이로 향합니다.

"트로이 목마" 하면 제 또래들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트로이> 를 떠올릴 듯.

스파르타가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를 이용하는 기지를 발휘해 승리했다는 유명한 이야기.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 <오딧세이> 속에 등장하는 신화 속 이야기인줄만 알았으나,

1871년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을 발견하면서 현실 속 이야기가 됐죠.

 

이스탄불 공항에서 환전했던 터키 리라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물 사 먹는데 소진 ㅋㅋ

 

 여기서 잠깐!

외국인 관광객이 탄 버스는 고속도로에서 90km 이상 달릴 수 없게 되어 있고, 2시간마다 휴게소에서 정차하여 쉬도록 의무화 되어 있다네요.

덕분에 조금 느리더라도 안전하게 갈 수 있었고, 긴 이동시간 틈틈히 잠깐씩 쉴 수 있어 이동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답니다. 휴게소에서 터키 물건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구요.

 

트로이 가는 길에 다시 만난 유채밭. 정말 끝이 안 보인다. 노란 유채꽃이 참 예쁘다. ^^

정작 터키人들은 올리브유를 이용하지만 독일로 카놀라유를 수출하기 위해 많이 재배한다고.

 

한적한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달리고... 아, 저 푸른 하늘!!

 

 

어느 덧 점심시간. 오늘 점심 메뉴는 "고등어 케밥"

때까지만 해도 초반이었으니 식사시간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살짝 비렸던 고등어 케밥도 레몬즙을 뿌려 먹으니 그럭저럭 먹을 만 했었다.

밥이 나와도 기본적으로 빵과 수프는 제공이 되는데 나중에는 모두 빵만 먹었다는... T_T

 

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가 "에게해"

 

사진에서처럼 버스째 페리선에 오른다

안전을 위해 버스에서 하차 → 페리선에 앉아있다 도착 후 버스 탑승

페리선 속도가 하도 느려 가는 건지 마는 건지 당황했다 ^^;;

너무나 예쁜 동유럽 꼬마가 제 누나랑 노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 몰랐을지도.

 

 

 

실리브리 → 켈리볼루까지 3시간, 다르달네스 해협을 지나 차낙칼레에서 40분간 페리선을 타고 약 5시간의 이동 끝에 드디어 트로이 목마를 보러 트로이에 입성!

 

우선은 유적지부터 만나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던 기억은 나는데 트로이 목마, 원형 경기장 터를 빼곤

뭐가 뭔지 도통 봐도 모르겠네요. 도착하자마자 바로 여행기를 올렸어야 했는데... OTL

 

The East Wall

유적과 설명판을 함께 찍어서 천만다행 ㅋㅋㅋ

우리 말 설명이 없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

 

The Northeast Bastion  Bastion? 찾아봤더니... 요새 였다...

 

The Temple of Athena  아하! 아테나 여신 ^^

정면으로 보이는 밭 부근이 트로이 전쟁 당시에는 바다였다고.

지진 등으로 지반이 밀려 현재의 바다는 아주 멀리 있다.

그렇다면 내가 발을 디디고 있던 곳이 스파르타와 트로이 병사들이 열나게 싸우던 전장?

 

트로이 유적지는 아직도 발굴중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인줄 알고 발굴했던 것은 사실 그 전 시대의 유적.

사진 속 숫자판이 유적의 순서를 나타낸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번성했다 멸망한 8개의 도시국가 유적들이 쌓여 이런 모습이 됐다. Tabakalar → Perioden → Strata (오잉? 스파르타??)

 

대리석으로 포장된 언덕길 "램프"

이 유적을 통해 이미 그 시기에 소와 말이 끄는 수레를 이용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음악과 연극, 회의가 열렸던 고대 로마인들의 원형 실내극장 "오데온" (Odeion)

고대 로마인들이 살었던 곳은 어느 곳이라도 원형극장이 있는 듯

 

모든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트로이의 더위는 아직도 생생!

이 쯤 되니 유적이고 뭐고 시원한 그늘에서 차가운 음료수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다음날 에페소 유적에 비하면 이건 더위도 아니었죠. ㅋㅋ

 

아무리 덥다해도 이 녀석을 놓칠 순 없다 "트로이 목마"

설마 이 녀석을 트로이 시대에 만든 목마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실물 크기로 복원한 것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엄청 늠름한 사이즈 ^^

유적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거대할 줄 알았으면 DSRL 좀 공부하고 올 것을... 똑딱이에 익숙한 나에게는 정통 DSLR 유저들이 비웃는 캐논 100D도 버겁다...

 

한 바탕 관광객 광풍이 지나간 후 나 혼자 독차지 하고 찍었음 ㅎㅎ

요리조리 돌려도 원하는 각이 안 나와 개고생...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근처 트로이 기념품을 파는 상점으로 급히 이동했어요.

이런데 오면 기념품 하나씩 장만하는 편인데 높은 가격과 활용도를 따지다 포기.

다시 오기도 힘드니 미니 트로이 목마 하나 살 걸 그랬나봐요.

 

더워서 생수 하나 사 먹을까 하다, 기념품 상점 입구에 즉석에서 오렌지 & 석류 즙을 내주는 노점이 있길래, 마침 같이 온 언니가 주변 사람들이 석류 많이 먹고 오랬다고 해서, 오렌지와 석류 사이에 고민하다 석류즙으로 선택했는데... 망했어요... 쓰더라고요... 오렌지 먹을 걸!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 아이발릭으로 바쁜 걸음을 옮깁니다

 

여기는 기후가 다른지 은빛 잎사귀가 반짝이는 올리브나무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꼬불꼬불 산길을 돌았더니 바다가 나타났다. 얘는 지중해??

 

터키 두 번째 숙소 HALIC PARK Hotel 도착

사람도 쉬고 리무진 버스도 쉬고

 

룸 컨디션 좋다

 

전망은 더 좋다!!

아이발릭 = 모과, 터키인들이 사랑하는 여름 휴양지란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뷔페 저녁

호텔식은 빵, 치즈, 햄 종류가 다양해서 괜찮았다

치즈도 두어 종류 빼곤 너무 짜서 깜짝깜짝 놀랐지만...;;

여기는 닭가슴살 요리가 맛있어서 나름 배불리 잘 먹었다

 

내일은 아주 많이 걸어야 한다는 가이드 언니 협박에 서둘러 zzz

 

 

 

...터키 3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너부리, 터키에 가다

2015. 12. 27. 21:07 | Posted by 너부리7

너부리, 터키에 가다!

 

오.매.불.망.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형제(?)의 나라, 터키에 다녀왔답니다.

지금은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는 그 분(?) 덕에 "형제의 나라" 라는 표현이 무색해졌지만...

 

올 봄, 어린이날을 끼고 다녀왔으니까

벌써 계절이 세 번이나 바꼈을 만큼 오래 된 일이네요 ^^;;

 

요즘 터키를 포함한 유럽의 분위기를 보건데 올 봄에 터키를 다녀온 건 참 잘 한 일인 듯!

여행 직후 터키 수도 앙카라에 폭탄테러가 발생하기도 했었구요.

현재 진행중인 터키와 러시아 간의 분쟁은 또 어떤가요.

초특가 대박 찬스가 온다 해도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섣불리 터키 여행은 엄두도 못 내겠죠.

 

솔직히 그 동안 왜 그렇게 터키에 가고 싶어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어요.

오래 전 읽었던 여행작가 오소희의 터키 여행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주겠지!> 때문에?

역시 오래 전 S전자 휴대전화 광고에 나왔던 "파묵칼레" 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이스탄불의 명물 "고등어 케밥" 을 먹고 싶어서??

 

아마도 으리으리한 술탄아흐멧(=블루모스크)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떠나는 일은 무척 흥분되는 일이죠!

비록 여행사의 횡포(?)로 갑작스레 일정이 바껴 면세점 쇼핑조차 맘 편히 못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저 같이 겁 많은 귀차니스트에게 해외여행은 "패키지" 가 딱인 것을요. T^T

 

 

 

뻔해서 재미없다구요~? 어쨌든 좋습니다.

너부리의 뻔한 패키지 터키 일주, 구경 한 번 해보실래요? ^ㅁ^

 

 

 

인천 공항 → 터키 이스탄불 공항까지는 무려 12시간!! ⊙_⊙;;

그.러.나. 이미 뉴욕으로 14시간의 비행을 경험했던 저에겐 약간의 노하우가 있답니다.

꼬리쪽으로 맨 뒷자리를 요구하는 것. 목 베개. 그리고 기내용 슬리퍼.

만석이 아닐 경우 꼬리쪽 자리는 대개 비어있기 마련.

일행과 떨어지는 게 다소 아쉽겠지만 긴 비행시간 동안 여유로운 공간 확보 가능!

단, 만석일 경우 대.략.낭.패. ㅋㅋㅋ

그런데 말입니다. 이스탄불행 아시아나는 일회용 슬리퍼를 주더라는...

 

홀로 두 자리 차지하고서 못 봤던 영화들을 차례로 보면서 알찬 시간을 보냈어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엄청 재밌더라구요. 웃겨 죽는 줄. 푸하하하.

 

장거리 비행의 꿀잼(?), 기내식 촬영도 캐논 100D와 함께 잘 끝냈구요.

12시간이니 만큼 저녁 → 간식 → 아침 순으로 3번이나 주더군요. 냠냠.

 

첫 번째 식사. "불고기 영양 쌈밥"

양식으로는 "크림소스의 치킨 스튜" 가 있었지만 당.연.히. 쌈밥 선택. 맛있었다 ^^

 

간식. "불고기 브리또" 그리고 시원한 하이네켄 맥주.

맛은 그냥 soso

 

두 번째 식사. "감자 베이컨 오븐구이"

또 다른 식사로는 "매콤한 소스의 해산물찜" 이 있었지만 육식주의자인 난 당연히.

맛은... 음... 쌈밥이 제일 낫더구먼;;

 

밥 먹고, 영화 보고, 간식 먹고, 음료수 먹고, 화장실 들락날락 거렸더니

어느 새 이스탄불 도착!!

 

 

아시아와 유럽을 구분 짓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끼고 있는 국제 도시, 이스탄불.

이름에 걸맞게 이스탄불 아타투르크 공항의 규모도 엄청나더군요.

주말을 맞아 전 세계에서 승객들을 가득 태우고 온 비행기들로 가득.

덕분에 한참이나 비행기에 갇혀 있었고, 입국 수속도 1시간 넘게 걸린 듯 해요.

 

입국 수속 후 무사히 짐 찾고 가이드 언니와 만나

와이파이 빵빵한 리무진 버스에 올라 본격적인 터키 구경 시작~!

 

 

 

터키 1일차. 이스탄불

 

어느 나라나 주말 도로 사정은 똑같다. 차량이 천만대라는 이스탄불.

 

 여기서 잠깐!

이스탄불? BC 8세기 말 경 그리스인들이 비잔티움을 세운 곳으로, 324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1세가 수도로 채택했고, 후에 콘스탄티노플로 개칭되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1923년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수도가 앙카라로 옮겨졌고, 1930년 이스탄불로 공식 개칭되었다. 1985년 유네스코는 이스탄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일정표에 빡빡한 스케줄을 따라 첫날부터 강행군 Start

오기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터키, 엄청 큰 나라더군요. 과거 찬란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 의 후애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일정표에는 그랜드 바자르 → 히포드럼 광장 → 오벨리스크 였으나

주말 매우 붐비는 상황상 그랜드 바자르는 출국일에 가기로 하고

꿈에 그리던 블루 모스크, 성 소피아 성당을 내 눈에 담아 봅니다. >_<

 

블루 모스크(Blue Mosque)

사원 내부를 장식한 푸른 타일로 인하여 붙여진 이름이나 정식 명칭은 "술탄 아흐멧"

오스만 제국 제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에 의해 1609년 착공되어 1616년 완공.

엄청 거대했다. 완전 DSRL은 아니더라도 100D가 똑딱이는 아닐진데 한 장에 담을 수가 없었다.

 

흔히 우리에게 "성 소피아 성당" 으로 알려진 바로 그 곳, 아야 소피아(Aya Sofya)  

"소피아 = 지혜롭다"  즉, 성스러운 지혜의 사원 되시겠다.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건립 → 이슬람 사원으로 용도 변경 →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아야 소피아 내 모든 종교활동은 금지되어 있다.

 

너무나 우람한 사원들을 짧은 시간에 한 장에 담으려다 지친 내성 소피아 사원으로 가는 쪽에 있던 상점과 큰 나무들의 예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희미하게 성 소피아 사원의 모습도 보인다.

 

오늘은 맛보기로 블루 모스크, 성 소피아 사원의 외양만 눈에 담고

정식 관람은 마지막 날.

 

 

 

바삐 걸음을 옮겨 히포드럼(Hippodrome) 광장으로 이동. 

히포드럼 광장은 술탄 아흐멧 뒷 편에 위치하는데, 이스탄불을 정복한 로마 황제 세비루스에 의해 검투 경기장으로 지어졌으나,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증축 후 검투 경기가 금지되면서, 말이 끄는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다고 라네요.

지금은 경기장의 흔적은 전혀 남아 있지 않고 세 개의 탑(또는 기둥)만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오벨리스크" ("DIKILITAS" The OBELISK of The ODOSIUS)

이집트 투트모스 3세가 전승 기념을 위해 태양신에게 바치는 탑. 이집트 카르나크 신전에 세워진 4개의 오벨리스크 중 하나로,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에 의해 이 곳으로 옮겨졌단다.

지금도 엄청나게 큰데... 원래 탑의 1/3 만 잘라 가져온 것이라고 하니... 원래 크기는? ㅎㄷㄷ

탑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이 "made in 이집트" 를 온 몸으로 외치는 듯

 

두 번째 "세 마리 뱀 기둥" ("YILANLI SUTUN" The SERPENT COLUMN)

청동으로 된 3마리의 뱀이 서로 꼬여 있는 모습

그냥 볼 때는 낮은데 아랫쪽을 내려다 보면... 역시 거대한 높이... 허걱...

그리스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 후 아폴로신전에 페르시아 군의 청동 무기를 녹여

만든 기둥으로, 원래 8m 높이였으나 뱀 머리 부분이 소실되어 5.5m 만 남아있다.

뱀의 머리 중 하나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또 하나는 대영박물관에 소장.

 

세 번째 "콘스탄티누스 기둥" (오르메 수툰 "ORME SUTUN")

콘스탄티누스 7세가 자신의 할아버지 바실리우스를 기념하기 위해 32m 높이에 기둥 표면을 청동으로 씌우고 그 위에 농부와 어부를 새겨 넣었으나, 13세기 십자군 점령 후 청동 표면은 약탈 당하고, 1894년 지진으로 파괴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복구되었다고.

 

카이저 빌헬름 샘

이스탄불을 두 번이나 방문한 독일 빌헬름 2세가 자신을 환대해 준 술탄 압둘 자미드 2세에게

1898년 감사의 표시로 만들어 준 분수대. 돔 천장이 순금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멀리 노오란 순금 모자이크가 보이긴 한다.

 

U자 형의 큰 경기장 주위에 40줄의 계단식 좌석을 비롯하여 모두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히포드럼은, 시민들이 모여 정치적인 토론을 하거나 전차경주 등 각종행사가 열리던 장소였다.

지금은 이렇게 대리석 타일이 깔린 이스탄불 시민의 공원.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히포드럼 광장

 

거의 1시간? 만에 이 모든 것들을 후다닥 봐야 했답니다.

가이드 인솔 하에 이동하랴, 설명 들으랴, 사진 찍으랴...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그나마 나도, 함께 한 언니도 이런데서 증명사진 찍어대는 건 딱 질색이라 다행이었죠.

 

 

 

기내식이 채 꺼지지도 않았는데 또 저녁을 먹게 되더군요.

다행히 히포드럼 광장을 지나 머지 않은 곳에 저녁을 먹을 식당이 있었어요.

터키 여행 내내 엄청 걸어다녔습니다. 체력의 한계를 경험. T_T

 

샐러드, 빵, 수프, 메인디쉬로 구성된 정찬.

쫄깃한 빵이 입맛에 제일 잘 맞았고 나머지는... 흠...

터키 여행 내내 음식이 안 맞아 좀 힘들었다... 여행 가서 살이 빠지기는 처음 ㅋㅋㅋ

 

 

 

저녁식사를 끝으로 이스탄불과는 잠시 이별.

숙소가 있는 실리브리까지 1시간반을 이동하여 드디어 편안한 휴식.

 

매일 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해서 그 때 그 때 최소의 짐을 꺼내 사용.

그 바람에 9일 후에 이 캐리어도 너덜너덜 OTL

 

 

 

...터키 2일차 일정이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극비수사

2015. 6. 28. 23:23 | Posted by 너부리7

감독 곽경택
주연 움직이는 형사 "공길용" - 김윤석, 예언하는 도사 "김중산" - 유해진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5년 6월 24일(수) CGV명동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별점 괜찮음 ★★★★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마다 CGV에서는 오후 8시~10시 사이 시작하는 영화를 5,000원에 볼 수 있는 "컬쳐데이" 행사를 한다. 메르스 때문에 극장 가기 꺼려했던 1人이었지만 오랜만에 퇴근 후 영화관을 찾았다. (그렇다고 외출시 마스크 따위 쓰지 않음 ㅋㅋ)

 

극장 도착해서 팜플렛을 보다가 아차 싶었다... 감독이 곽경택이었다... 까탈스럽게 감독 따져가며 영화 보는 스타일은 아닌데... 곽경택, 윤제균 감독은 좀 꺼리는 편이다... 왜? 그냥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뭐... <극비수사> 는 김윤석, 유해진 두 주연배우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다. 역시 두 배우는 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 덕분에 곽경택 감독까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친구> 때부터 이어진 곽 감독의 고향-부산 사랑은 여전해서 <극비수사> 는 1978년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아동유괴 사건이 바탕이다.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이야기다.

 

한 해 두 해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꺼리게 된다. 예전부터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공포 쟝르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나다. 요즘은 증세가 더 심해져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부엌 씬만 나와도 초긴장. 칼질 할 때 손이 베이지 않을까, 물 끓이다 데이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T^T

 

아동유괴 사건을 다룬 영화라 매우 긴장하면서 봤는데... (이것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꺼리시는 분들은 여기부터 읽지 마시길!!) 다행히 <극비수사> 에는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으니 나 같은 작은 심장들도 비교적 편히(?) 볼 수 있을 듯!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등장합니다. ^^ ****

 

 

 

<극비수사> 를 보고 새삼 유해진의 팔색조 매력에 빠져들었다. ♡_♡

 

<극비수사> 에서는 모든 무속인들, 심지어 자신의 스승마저 유괴된 아이가 죽었다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 호통치지만, 홀로 아직 아이가 살아있고, 공길용 형사의 사주라야 아이를 살릴 수 있고, 보름 후 범인에게 연락이 올 것이라고 예언하는, 끝까지 자신의 사주풀이에 대한 믿음을 굽히지 않는 외유내강 도사 "김중산" 으로 열연을 펼친다. 그러나 <소수의견> 에서는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이혼 전문 변호사 "장대석" 으로 분하여 유해진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한 편 지난 겨울 소소한 일상의 하루 세끼로 우리를 훈훈하게 해줬던 <삼시세끼 어촌편> 참바다씨 인간 유해진의 모습은 또 어떤가.

 

 

어쨌거나 유괴된 아이의 생환을 위해 끝까지 극비수사 원칙을 고수하는 소신있는 남자 공길용 형사 역의 김윤석. 모두가 '죽었다' 라고 하지만 혼자 '안 죽었다' 라는 사주풀이를 내놓으며 범인의 연락 시점까지 정확히 예언하는 도력 높은 도사 역의 유해진.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극비수사> 는 강한 설득력을 갖게 됐다. 중요한 건 유괴된 아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이고 그 다음이 범인 검거인데... 영화에 투영된 우리의 현실에서는 늘 반대가 되었던 건 아니었는지? 그리하여 살릴 수 있는 아이조차 죽음으로 내몰았던 건 아니었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주저리... 주저리...

고집불통 공 형사와 신념 강한 김 도사가 어렵게 사건을 해결하고 난 뒤의 상황이 매우 씁쓸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고 했던가? 자신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멋진 성공을 거두었으나, 그 공은 엉뚱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오히려 본인들은 어이없게 역풍을 맞는... 역시 현실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결국 그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종종 소개되는 미담의 주인공들이 이렇게 조작 될 수 있겠나 싶었다. 허나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게 세상살이다. 해피엔딩이어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