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부지영
주연 "선희" - 염정아, "혜미" - 문정희, "순례여사" - 김영애, "동준" - 김강우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5년 1월 6일(화)~8일(목) 올레TV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영화 점수 괜찮음 ★★★★
<카트>... 개봉했을 때 볼까 하다가 극장 가기 귀찮아 그만 뒀다. 당시 주변의 평도 생각보다 별로였다거나 뻔 하다고들 했다. (역시 카더라 통신은 무섭다)
사실 IPTV를 사용하고 부터는 굳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최신 영화를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으면 나중에 집에서 보자 하는 마음이 컸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싸게 사겠다고, 쓰지도 않는 집 전화, 인터넷 전화까지 개설하고, 잘 쓰던 인터넷, IPTV 까지 통신사를 바꿔버렸다. 덕분에 VIP 회원이 됐다. 포인트도 많이 쌓였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작년 이맘때쯤 발견... 그 동안 TV 다시보기, 영화 등으로 알차게 썼다. 포인트로 50% 결제를 할 수 있으니 굳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아도 됐다. (그래... 난 바보닷! OTL)
그러던 어느 날... 2015년 1월 5일부터 포인트 결제 비율을 20% 로 낮춘다 했다. 누구 맘대로? ㅡㅡ;; 부랴부랴 보고 싶었으나 극장에서 놓친 영화 몇 개를 구입했다. 우선 <한공주>, 너무 잘 생긴 ♡_♡ '루크 에반스' 가 나오는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그리고 <카트>. 우선 부담없는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부터 봤다. 두 번째로 <한공주> 를 보려고 했는데... 연초부터 너무 우울할 것 같아서 좀 덜 우울해 보이는 <카트> 를 골랐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등장합니다. ^^ ****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으며 30여분씩 보기를 3일. 드디어 지난 목요일 <카트> 를 다 봤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 노조원들이 물대포를 맞는 장면에 이르러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엔딩에서 노조 간부들이 복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노조원들이 전원 복직되었다는 글을 읽으며 또 한 번 울컥. T_T
마트 직원은 아니지만 나 역시 이 분들과 조금 비슷한(?) 입장이라 더더욱 울컥 했던 것 같다. 물론 우리 회사는 노조의 힘이 비교적 센 편이고,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일방적으로 부당 해고를 당하는 일 따위는 상상할 수 없다. 내 일터가 공기업 계통이라 그럴 수도 있고, 우리 노조가 공기업 노조의 지부로 편입된 때문이기도 하겠고, 동료 중 일부가 공기업 쪽의 소위 '사모님' 인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금의 우리 노조 역시 설립 초기에는 힘든 일이 매우 많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들려오긴 한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다 아는 얘기지만... <카트> 는 까르푸 → 홈에버 → 홈플러스가 된 그 곳의 이야기다. 정확히 홈에버 시절의 이야기이다. (예전 '까르푸' 에서도 정직원 진급 관련 불협화음이 좀 있었던 걸로 안다) 마침 집 근처에 까르푸가 있어서 홈플러스까지 세 번이나 회사가 바뀌는 동안 종종 이용했기 때문에,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같다. 심지어 내가 차를 사고 처음으로 갔던 곳이 까르푸이기도. ㅋㅋㅋ 게다가 한 때 파티쉐를 꿈 꾸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 했던 빵집이 홈플러스에 있던 '아티제 블랑제리' 였으니, 이래저래 나와 참 인연이 깊다. 새삼 아! 나도 마트 노동자였었구나... ㅋㅋㅋ
솔직히 나도 내가 감정노동자가 되기 전까지는 혜미에게 당연히 무릎을 꿇리는 진상(?) 고객의 입장이었을 것이다. 나는 평생 이런 일 따위 할 일 없다는 겁 없는 생각을 하며, 싫으면 이런 일 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는 옹졸한 생각을 가지고, '절대약자' 일 수 밖에 없는 그 분들을 대놓고 무시했을 것이다. 반성한다. 깊이 반성한다.
한 편으로 고객에게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당.연.히. 말할 수 있는 회사의 용기를 촉구한다. 여전히 목소리 큰 고객에게는 Yes 라 하고, 안 되는 것을 안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넘어가는 상식적인 고객에게는 No 라 하는, 이상한 행태에서 벗어나라고 전하고 싶다. 한 번 Yes 를 경험한 고객들은 그 이후에도 절대 물러섬이 없으니 악순환의 연속이다. 우리 고객들도 상식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이 되기를 바라본다.
현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비정규직분들을 응원합니다!
아직도 '노조=빨갱이' 로 생각하는 분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당신이... 혹은 당신의 부모님이, 자녀가... 비정규직으로 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시길!!!
주저리... 주저리...
어렸을 때는 실업자니, 계약직이니 하는 것들은 영국처럼 노회한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을 했었다. 잘 나가진 못했어도 나름 정규직으로서의 혜택을 누리던 내가 창업에 실패하고 경력이 단절되어 몇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고 나니 예전의 일들이 꿈(?) 같았다는 생각도 들고... 해가 바뀌어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연로해지신 엄마가 여기저기 편찮으셔서 벌써 두 번째 수술을 앞둔 작금에 <카트> 를 보게 되니, <또 하나의 가족> 을 봤을 때 만큼 씁쓸하다. 유명무실하게 느껴졌던 우리 회사 노조(간부) 사람들에게 그래도 있어줘서 고맙다는 감사를 전해야 할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