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2015. 1. 10. 15:56 | Posted by 너부리7

감독 부지영
주연 "선희" - 염정아, "혜미" - 문정희, "순례여사" - 김영애, "동준" - 김강우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5년 1월 6일(화)~8일(목) 올레TV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영화 점수 괜찮음 ★★★★

 

<카트>... 개봉했을 때 볼까 하다가 극장 가기 귀찮아 그만 뒀다. 당시 주변의 평도 생각보다 별로였다거나 뻔 하다고들 했다. (역시 카더라 통신은 무섭다)

 

사실 IPTV를 사용하고 부터는 굳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최신 영화를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으면 나중에 집에서 보자 하는 마음이 컸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싸게 사겠다고, 쓰지도 않는 집 전화, 인터넷 전화까지 개설하고, 잘 쓰던 인터넷, IPTV 까지 통신사를 바꿔버렸다. 덕분에 VIP 회원이 됐다. 포인트도 많이 쌓였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작년 이맘때쯤 발견... 그 동안 TV 다시보기, 영화 등으로 알차게 썼다. 포인트로 50% 결제를 할 수 있으니 굳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아도 됐다. (그래... 난 바보닷! OTL) 

 

그러던 어느 날... 2015년 1월 5일부터 포인트 결제 비율을 20% 로 낮춘다 했다. 누구 맘대로? ㅡㅡ;; 부랴부랴 보고 싶었으나 극장에서 놓친 영화 몇 개를 구입했다. 우선 <한공주>, 너무 잘 생긴 ♡_♡ '루크 에반스' 가 나오는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그리고 <카트>. 우선 부담없는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부터 봤다. 두 번째로 <한공주> 를 보려고 했는데... 연초부터 너무 우울할 것 같아서 좀 덜 우울해 보이는 <카트> 를 골랐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등장합니다. ^^ ****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으며 30여분씩 보기를 3일. 드디어 지난 목요일 <카트> 를 다 봤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 노조원들이 물대포를 맞는 장면에 이르러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엔딩에서 노조 간부들이 복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노조원들이 전원 복직되었다는 글을 읽으며 또 한 번 울컥. T_T 

 

 

마트 직원은 아니지만 나 역시 이 분들과 조금 비슷한(?) 입장이라 더더욱 울컥 했던 것 같다. 물론 우리 회사는 노조의 힘이 비교적 센 편이고,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일방적으로 부당 해고를 당하는 일 따위는 상상할 수 없다. 내 일터가 공기업 계통이라 그럴 수도 있고, 우리 노조가 공기업 노조의 지부로 편입된 때문이기도 하겠고, 동료 중 일부가 공기업 쪽의 소위 '사모님' 인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금의 우리 노조 역시 설립 초기에는 힘든 일이 매우 많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들려오긴 한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다 아는 얘기지만... <카트> 는 까르푸 → 홈에버 → 홈플러스가 된 그 곳의 이야기다. 정확히 홈에버 시절의 이야기이다. (예전 '까르푸' 에서도 정직원 진급 관련 불협화음이 좀 있었던 걸로 안다) 마침 집 근처에 까르푸가 있어서 홈플러스까지 세 번이나 회사가 바뀌는 동안 종종 이용했기 때문에,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같다. 심지어 내가 차를 사고 처음으로 갔던 곳이 까르푸이기도. ㅋㅋㅋ 게다가 한 때 파티쉐를 꿈 꾸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 했던 빵집이 홈플러스에 있던 '아티제 블랑제리' 였으니, 이래저래 나와 참 인연이 깊다. 새삼 아! 나도 마트 노동자였었구나... ㅋㅋㅋ

 

 

솔직히 나도 내가 감정노동자가 되기 전까지는 혜미에게 당연히 무릎을 꿇리는 진상(?) 고객의 입장이었을 것이다. 나는 평생 이런 일 따위 할 일 없다는 겁 없는 생각을 하며, 싫으면 이런 일 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는 옹졸한 생각을 가지고, '절대약자' 일 수 밖에 없는 그 분들을 대놓고 무시했을 것이다. 반성한다. 깊이 반성한다.

 

한 편으로 고객에게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당.연.히. 말할 수 있는 회사의 용기를 촉구한다. 여전히 목소리 큰 고객에게는 Yes 라 하고, 안 되는 것을 안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넘어가는 상식적인 고객에게는 No 라 하는, 이상한 행태에서 벗어나라고 전하고 싶다. 한 번 Yes 를 경험한 고객들은 그 이후에도 절대 물러섬이 없으니 악순환의 연속이다. 우리 고객들도 상식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이 되기를 바라본다.

 

 

현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비정규직분들을 응원합니다!

아직도 '노조=빨갱이' 로 생각하는 분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당신이... 혹은 당신의 부모님이, 자녀가... 비정규직으로 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시길!!!

 

 

주저리... 주저리...

어렸을 때는 실업자니, 계약직이니 하는 것들은 영국처럼 노회한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을 했었다. 잘 나가진 못했어도 나름 정규직으로서의 혜택을 누리던 내가 창업에 실패하고 경력이 단절되어 몇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고 나니 예전의 일들이 꿈(?) 같았다는 생각도 들고... 해가 바뀌어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연로해지신 엄마가 여기저기 편찮으셔서 벌써 두 번째 수술을 앞둔 작금에 <카트> 를 보게 되니, <또 하나의 가족> 을 봤을 때 만큼 씁쓸하다. 유명무실하게 느껴졌던 우리 회사 노조(간부) 사람들에게 그래도 있어줘서 고맙다는 감사를 전해야 할 것 같기도?

 

 

굿바이 마왕... 나의 청춘도 굿바이...

2014. 10. 28. 20:34 | Posted by 너부리7

마왕이 결국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나의 십대시절을 함께 했었던 그가 떠났다...

 

 

아주 오래 전 무한궤도 시절과 솔로 시절 그는 나의 우상이었다.

그의 첫 단독 콘서트를 맨 앞자리에서 보기 위해 늦가을 추운 새벽 집을 나서

강바람 쌩쌩 불던 63빌딩 앞에서 몇 시간이나 죽치고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조퇴를 하고 나의 학창시절 한참 유행했던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넥스트와 함께 였던 그를 만나고

다한증이라 악수를 꺼린다는 그의 축축한 손과 악수를 하기도 했었다.

아련히 떠오르는 기억들... ㅜ_ㅜ

 

그의 첫 솔로앨범은 맨 처음 발매 되었을 때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추가 생산 되었을 때의 수록곡 순서가 달라졌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무한궤도 이전 아기천사 시절 그의 흔적을 찾고자

아기천사의 앨범까지도 구입했을 정도였었다...

 

한참 그에게 빠져 있었을 때의 나는 거의 사생팬 수준이었다...

 

 

사실 나는 거의 교주 수준으로 추앙받던 시절의 그를 좋아하진 않았었다.

나 십대 때 혈기왕성한 이십대 중반의 그가 던진 패기어린 말들이,

어느 덧 그의 나이가 되어버린 나에겐 부잣집 도련님의 반항처럼 느껴졌었다.

그저 자기 앞가림만 하면 그 뿐이었던 그와 괴리감이 느껴졌었다.

그래서 이별을 고했었다.

 

 

세월이 흘러 그의 아내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말에 실망 - 마왕도 뻔 하구나

그러나 그 아내가 여자친구였을 적 암 투병을 했지만 끝까지 함께 했다는

러브스토리에 감동 - 역시 마왕은 쫌 멋있어 ㅋㅋㅋ

 

 

뭐... 그래도 나는 늘 그의 음악과 함께 였다.

무한궤도, 솔로 신해철, N.EX.T, 크롬, 모노크롬, 노땐스, 비트겐슈타인...

 

 

많은 팬들의 고백처럼 나 역시 그 덕분에 Rock 에 입문하게 되었음을 인정한다.

 

본 조비, 건즈 앤 로지스, 스키드로우를 지나

드림씨어터, 메탈리카, 메가데스까지 섭렵하는 동안

아주 오랫동안 가요는 듣지도 않았었다. 그랬었다. 그랬었었다...

 

 

그냥... 뭐랄까... 쫌 많이 슬프다... 서글프다... T^T

그의 사망 소식을 접했던 간밤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의 십대시절 우상이었던 그가 갑작스레 세상을 등졌다는 것도 슬프고...

벌써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져간다는 생각에 부쩍 늙어버린 느낌도 들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내 청춘을 추억하며

나는 하루종일 그의 음악을 듣는 중이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시절에 후회는 없노라고 그대여..."

 

-무한궤도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마왕! 대답을 해주세요. 후회없이 살았노라고!!

 

 

<KCA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 해 철"
1968.5.6 ~ 2014.10.2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명량

2014. 8. 23. 12:40 | Posted by 너부리7

감독 김한민
주연 성웅 "이순신" - 최민식, 해적출신 왜장 "구루지마" - 류승룡,

       이순신을 애증하는 왜장 "와키자카" - 조진웅 

조연 장군의 아들 "이회" - 권율, 거제현령 "안위" - 이승준,

       탐망꾼 "임준영" - 진구, 비운의 "정씨 여인" -  이정현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4년 8월 16일 (토) CGV 명동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영화 점수 보통+1/2 ★★★☆

 

 

꿈의 스코어라는 1,500만 돌파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대세 중의 대세 영화 <명량> 을 보고 왔다.

 

중, 고교시절 국사 과목은 곧잘 했음에도,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에서 돌아가신 줄 알고 가슴을 졸이며 봤다. 하루 역의 노민우가 눈에 화살을 맞고 수장될 때까지 '그럼, 누가 죽이는 거지?' 하며 걱정을 했다. 이런 국사 무식자 같으니라구!! ㅋㅋ

 

12척의 배로 300여척 적선을 궤멸시킨 '성웅' 이순신 장군의 실화는 놀라움과 감동 그 자체지만, 명량대첩을 영화로 옮긴 <명량> 은 글쎄..?? 솔직히 관객수에 비하면 좀 실망스러웠다. 모두가 '예' 할 때 홀로 '아니오' 외치기의 명수 '진중권 교수' 가 영화를 보고 실망했다는 트윗을 올렸다는 기사를 접할 때까지만 해도 '이 양반 또 시작이군' 했었다. (미안합니다 ^^;;) 그런데 실제로 보고 나니 나 역시.. OTL

 

 

그건 마치 <또 하나의 가족> 을 보고 느꼈던 실망감과 비슷한 것이었다. 거대기업의 불편한 진실(?)을 영화화 하는 시도이다 보니, 영화를 찍기까지의 과정도 험난했고, 찍고 난 이후 개봉하기도 무척 어려웠던 영화였다. 또한 관객 입장에서는 개봉 첫 주가 지난 후에는 만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T^T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으나 내용과 구성면에서 실망감이 컸다. <변호인> 을 본 뒤라서 한껏 눈이 높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영화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 성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 장군과 명량대첩이라는 소재를 다뤘다고 해서 무조건 맹신하는 분위기는 경계하고 싶다. 게다가 관객수가 영화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이 아님에도, 언제부터인가 조금만 관객몰이를 할라치면 천만 관객 운운하는 대형배급사와 언론의 태도에 영 입맛이 쓰다.

 

 

뭐, 그렇다고 <명량> 이 형편없는 영화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주, 조연배우들 모두 출중한 연기력이 돋보였고, CG 사용이 많았다는 건 영화관람 후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서야 알았으니 CG 완성도도 훌륭했다.

 

문제는 스토리와 편집 같다. 감독의 의중은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고뇌와 함께 민초들의 헌신적인 도움까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여지나, 충분하지 못했다. 그래서 좀 어색하고 뭔가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나는 다들 최고로 꼽는 전투장면에서도 살짝 지루함을 느꼈다. 아무리 주가 이순신 장군이라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감에 젖어있던 다른 장수들이, 대장선의 놀라운 활약을 보고 자신감을 회복한 부분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아마도 편집과정에서 잘라낸 듯 한데.. 아쉽다!

 

 

 

개인적으로 '이순신 장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김훈 소설 <칼의 노래> 속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다. 김훈 작가 특유의 단문 위주의 간결하고 담담한, 어찌 보면 무뚝뚝하기까지 한 문체의 영향으로, 이순신 장군 역시 그러한 이미지로 기억된다. 묵묵히 장수 본연의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절대 꾸밈이나 엄살 따위라곤 찾아볼 수 없는, 꼬장꼬장한 원칙주의자의 모습 말이다. 물론 작가의 상상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막내아들 면의 죽음에 가슴 아파 하는 부정(父情)이 안타까웠다. 수 많은 죽음 한가운데서 고뇌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통해 임진왜란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김훈 작가 특유의 문체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전쟁의 참상에 가슴이 먹먹해져 며칠동안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명량> 으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 <칼의 노래> 를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내 또래 사람들이 기억하는 최초의 이순신 장군은 故 김무생 선생(요즘 1박2일에서 맹활약하는 탤런트 김주혁의 아버지)이 연기했던 MBC 대하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속 이순신 장군의 모습일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500원 지폐 속 메인모델(?)이었던 이순신 장군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인다고나 할까? ^^ <칼의 노래> 를 읽으면서도 은연중에 그 모습을 떠올렸던 것 같다. <명량> 이 나오기 전까지는 대부분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속 김명민이 연기했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떠올릴 것 같다. 요즘 이순신 장군 붐을 타고 KBS에서 <불멸의 이순신> 을 다시 방송해주었으면.. 방영 당시에는 관심도가 미미해서 거의 보질 못했다. 다시 보고 싶다..

 

 

一揮掃蕩 血染山河 (일휘소탕 혈염산하)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

 

 

극 중에서 대승을 거둔 뒤 대장선의 한 격군이 관객 들으라며 대놓고 했던

"후손들이 우리가 이러고 개고생 한 것을 알까?"

라는 말의 의미가 꽤나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