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우리나라 여행 첫번째 - 전라도 전주
주말이면 추억의 시체놀이(?)에 빠져있던 제가 간만에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그것도 무려 1박2일로!! ⊙_⊙v
처음엔 회사 절친들과 제주도에 가기로 했었지만 경비절감을 이유로 전주로 급.변.경.
여행 계획은 진작 세워두었고, 실제 여행도 3월중순에 다녀왔으나, 글은 이제서야.. >_<
(예, 압니다. 귀차니즘도 이 정도면 병적인 수준임을... T_T)
여러분은 "전주"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워낙 전라도가 맛으로 유명하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전주" 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어디까지나 서울 촌놈의 짧은 견해이니 다른 지역분들은 부디 노여워마시길! ^^*
광주 = 빛고을에 익숙했었는데.. 전주(全州) = 온고을이네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성미당까지 이용했던 택시의 기사님 말씀으로는,
전라도의 "전" 을 "전주" 에서, "라" 를 "나주" 에서 따왔다더군요. 오호라~
회사 절친들, 저를 포함한 4명 모두 스스로 생각하기에 다소 시니컬한(?) 성격들이라
얼마 전부터 자칭 시니컬 4 = C4 로 부르고 있답니다. ㅋㅋㅋ
평일이면 맛집, 주말이면 여행과 등산으로 강행군을 하는 강철체력 셋째가
마침 소셜커머스를 통해 한옥마을 근처에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고
1박2일 동안 전주의 한옥마을 위주로 여행을 하기로 했답니다.
사실 예전부터 전주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어요.
前 직장 막내가 전주 출신이었는데 그 친구 말로는 전주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으로 시켜도 디저트가 줄줄이 나온다는 거예요. 서울 커피숍에서 커피를 시켰더니 정말 커피 한 잔만 줘서 처음에는 자기를 무시하는 줄 알았다고 해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국적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퍼져 있는 지금은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아니겠지만 어떻든 그 만큼 음식 인심이 푸짐하다는 얘기겠죠?
블로그를 통해 글을 올리면서 몇 차례 언급했다시피 저는 음식 관련해서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 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전주에 간다고 하니 <식객> 비빔밥 편은 물론이고 1박2일에도 나왔었던 성미당의 "육회비빔밥", 하루에 삼백그릇만 팔아 유명한 <삼백집> 의 "콩나물국밥" 은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모두 맛볼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한 여행이었답니다. ㅎㅎ
그저 쳐묵쳐묵 하기 바빴던 2014년 봄 전주여행, 지금 공개합니다!
첫째날.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 [점심] 성미당 : 육회비빔밥 + 모주
→ 풍남문 → 전동 성당 → 게스트하우스 체크인 → 경기전 + 어진박물관
→ [간식타임] 길거리아 : 바게트 샌드위치 + 촌놈의손맛 : 꼬치(얜 비추)
풍년제과 : 초코파이(시식은 집에서) + 수제 츄러스와 아이스크림
→ 남부시장 → [저녁] 조점례피순대 : 순대 + 순대국밥 → 쳥년몰
→ 한옥마을 → 오목대 야경 → [간식] 문꼬치 : 문어꼬치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만에 전주에 도착했답니다.
우선 계획대로 성미당에서 "육회비빔밥" 으로 점심을 먹기로 했지요.
택시 기사님이 성미당 바로 앞 큰 길에 내려주셨지만 살짝 헤맨 끝에 무사히 도착 ^^
비빔밥 vs 비빌밥
흔히 서울에서는 전주식 비빔밥도 흰밥 위에 고명을 얹혀 내오는 형식인데
오리지날 전주식 비빔밥은 고추장에 비빈 밥 위에 고명을 얹혀 내오는 형식이에요.
사람마다 비비는 방법이 다른 만큼 잘못 비빌 경우 맛이 반감되는 걸 우려해 이렇게 한다는 설,
먹기 편하라고 비벼 나온다는 설 등등 결론은 없습니다만, 중요한 건 맛있다는 거죠!
성미당 메뉴판입니다. 참고하시고요.
육회비빔밥에 곁들여 전주의 명물 "모주" 도 한 잔씩 마셔보았는데요..
너무 달고 계피향까지 진해서 제 입맛에서는 좀.. T^T
반찬까지 한 번 리필해서 먹었더니 배도 부르고
성미당이 한옥마을 인근인 것 같아서 조금 걸어보기로 했답니다.
그렇게 조금 걷다 보니 먼발치에 남대문 같은 큰 문이 보이더군요.
보물 제308호 풍남문(豊南門)입니다.
전주성에서는 동서남북에 4개의 문이 있었으나, 지금은 남쪽 문인 풍남문만 남아있다네요.
풍남문 왼쪽으로 보니 전동성당이 보이더군요. 오, 특템!!
C4 큰 언니 뒷모습 찬조출연 하셨네요. ㅋㅋㅋ
전동성당
전주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마침 토요일이라 결혼식이 있어서 그야말로 인산인해.
역시 똑딱이로는 한계가.. OTL
하객들 말고 여행객들은 죄다 무시무시(?) DSLR 카메라로 무장을 했더라고요.. 흑흑..
저는 어린시절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녔답니다.
덕분에 몇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성당히 친근하게 느껴져요.
특별한 종교가 없음에도.
전동성당을 보고 났더니 자연스럽게 한옥마을 도착 ㅎㅎ
1박2일 여행이지만 여자들이라 다들 짐이 배낭 한 가득.
몇 걸음 걸었더니 벌써 경기전 앞.
마침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도 근처라 체크인도 하고 무거운 짐도 두고 나오기로 했답니다.
여행은 뭐니뭐니 해도 편하고 좋은 숙소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게스트하우스는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 하룻밤 정도는 괜찮다 싶네요.
종종 이용하게 될 듯 한 느낌 ^ㅁ^
다시 한옥마을로 컴백.
경기전 앞 쪽으로 이렇게 예쁜 화단이 조성되어 있어서 보기 좋았습니다.
사람들 모두 이 화단과 경기전 입구를 배경으로 인증사진 찍느라 바쁘더군요. ㅋㅋㅋ
덕분에 경기전 입구 사진을 못 찍고 말았네요..
대신 경기전 입구에 있던 경기전 하마비를 찍은 후 경기전 투어 시작
하마비(下馬碑)? 조선시대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이 비 앞으로 지나갈 때에는 누구든지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표석. 왕, 장군 또는 벼슬이 높은 유명한 성인들의 태생지나 사당 앞에 세웠으며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말에서 내리는 것이다.
현재의 소화전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드므" 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얼마 전 끝난 대하드라마 <정도전> 이 문득 떠오르네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조용하니 참 마음에 듭니다.
어진박물관
태조, 영조, 정조 등 조선시대 여러 왕의 어진을 모신 박물관입니다.
특히 영조의 어진은.. 어쩜 그리 <이산> 에서 영조를 맡았던 이순재 할배와 닮았던지.. ⊙_⊙;;
경기전과 어진박물관은 연결되어 있는데요,
생각보다 꽤 넓어서 다 보고 났더니 급 피곤이 몰려오더군요.
그래서 전주의 유명한 간식거리들을 먹어 보기로 했답니다. 히힛~
전주 다녀 온 블로거들의 호불호가 갈렸던 길거리아의 "바게트 샌드위치"
다행히 우리 C4의 입맛에는 잘 맞아서 시원한 콜라까지 곁들여 맛있게 냠냠~ ♡_♡
피자치즈가 들어간 미트볼 스파게티랑 좀 비슷한 맛이랄까요? 조금 단맛이 더해진.
암튼 저희는 올라올 때도 하나씩 샀답니다. 한 번쯤 먹어봐도 좋을 듯 해요!
촌놈의 손맛 "미트볼 꼬치"
길거리아 → 풍년제과 가는 길에 호객이 너무 요란해서 하나 사 먹었는데..
고기 누린내도 좀 나는 것이 C4 모두 도리질을.. ^^;;
요즘 전주 간식계의 대세, 풍년제과 "초코파이"
욘석도 전주 다녀 온 블로거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더라고요.
저도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끔찍하게 달지는 않던데요? 먹을 만한 수준.
저희는 풍년제과 한옥마을 분점에서 구입을 했는데.. 쇼핑백에서 나와 있듯이 since 1951.
그런데 말입니다. 한옥마을 → 남부시장 오는 길에 우리는 또 하나의 풍년제과를 발견했습니다.
여기는 since 1969. 잉? 어디가 진짜 풍년제과란 말씀입니까? 그것을 알려주세요!
어떻든 전 여기서 파는 "딥 초코파이" 가 덜 달아서 더 좋더라고요.
물론 여기도 일반 초코파이를 팝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둘게요. ㅋㅋㅋ
(공중전화 박스의 저 기와지붕을 보세요. 정말 전주 한옥마을은 감동의 연속이에요.)
츄러스 + 아이스크림까지 먹고서야 끝난 간식타임 ㅎㄷㄷ
이미 만들어진 것을 파는 바게트 샌드위치, 초코파이에 비해
츄러스는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것이라 정말 1시간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아요.
2014년 3월, 전주의 봄 햇살은 마치 여름 햇볕처럼 강렬했답니다..
선글라스를 가져오지 않은 제 자신을 원망했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죠.. T_T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간만에 오래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간식을 잔뜩 먹은 덕분에 노곤하니 졸음까지 몰려오고..
잠깐 게스트하우스에세 쉬었다가 오늘의 마지막 일정 남부시장 투어를 하기로 했어요.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던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으로 손바닥만한 미니 부채를 샀어요.
제가 고른 것은 오른쪽 맨 끝에 있는 분홍색.
얼마 전 인사동에 갔었는데 거기도 이 부채들이 있더군요. 낚.였.다. -0-
짧은 휴식시간을 뒤로 하고 남부시장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답니다.
더 먹을 수 없을 만큼 간식을 먹은 뒤이지만 조점례 피순대를 건너 뛸 순 없었지요.
전주 음식은 모주, 콩나물국밥, 비빔밥, 막걸리골목 말고는 거의 아는 게 없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조점례 피순대가 유명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너무 배가 불러서 순대국밥 하나, 피순대 한 접시 정도 시키려고 했으나..
주인 아저씨가 안 된다고 반강제로 순대국밥 2개, 피순대 한 접시를 주문하셨지요.. OTL
여기서 먹었을 때는 "오, 맛있네" 정도의 감흥이었답니다.
서울에 올라와 순대국밥을 먹는 순간.. "어? 이게 뭐야?" 하고 말았죠.
조점례 피순대의 국밥에는 제대로 된 부속고기와 담백한 국물이 정말 맛있었거든요.
저희는 한 30분 기다렸는데 보통 1시간 이상 기다린다고 하네요.
암튼 전주 가시는 분들은 남부시장에 들려 조점례 피순대 꼭 한 번 드셔보세요! ^^
다음 행선지는 청년몰입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 3일> 을 통해 TV로 만났던 곳을 직접 오게 될 줄 몰랐네요.
남부시장, 情 사러 갑니다.
정말?
한 때 고양이를 키워볼까 했던 저로서는 캣 그라스가 참 반가웠답니다.
실물은 처음보는데.. 부추 같이 생겼더라고요. ㅋㅋㅋ
우리는 너를 사랑해
청년몰 곳곳에는 이렇게 구경꾼들을 위로해주는 간판들이 있었어요.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이렇게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괜히 뭉글해지네요.. 흑흑흑..
청년몰에는 작고 이쁜 카페들이 많았고, 그 외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가게, 구제 옷가게, 식당 등이 여유로운 느낌으로 배치되어 있었답니다. 여기서 커피 한 잔 했으면 좋았으련만 갑자기 돌아가는 길에 커피 한 잔 하자고 해서 남부시장 내에 있던 모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쌩뚱맞게 카페라떼 한 잔을 했지 뭐예요. ^^;;
전동성당 야경
어째 꼭 귀곡산장 같다는..
가로등 하나도 청사초롱으로 처리하는 센스!!
전주 한옥마을 관리하는 분께 상을 주고 싶을 정도예요.
서울의 인사동하고 정말 비교가 많이 되더군요. 인사동 관리자는 벤치마킹 좀 하시길.
오목대의 야경이 좋다고 해서 거기까지 가 보기로 했지요.
다시 한옥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오잉? 이런 반전 간판이..
한옥마을은 카페 하나도 이렇게 다 한옥이라 참 멋스러워요.
전주 한옥마을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잘 보전되길 기원할게요!!
오목대
오목대에서 보는 한옥마을 야경이 멋있기 보다는
밤에 보는 오목대가 멋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답니다. ㅋㅋㅋ
워낙 등산을 싫어해서 올라가는 동안 살짝 짜증도 났는데.. 괜찮았어요.. 하하..하하하..
오늘 하루 그렇게 먹고도 또 군것질 거리를..
가쓰오부시가 듬뿍 올라간 쫄깃한 문어꼬치, 맛있었어요. +_+
이렇게 참으로 길었던 전주에서의 첫날이 다 지나갔네요.
먹을 것도 맛있게 잘 먹었고, 구경할 것도 잘 봤던 즐거운 여행이었다며
C4 모두 흐뭇해했던 밤이었습니다.
...전주의 마지막날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이어진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