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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2016. 3. 3. 23:29 | Posted by 너부리7

모처럼 쉬는 평일의 점심나절이나 일요일 아침을 이용해 동네 극장을 찾곤 한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마트의 옥상에 위치한 극장이다 보니 평일에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온 가정주부들,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다.

 

주부님들은 극장 내 커피숍에서 영화를 기다리며 폭풍수다를 떤다. 솔직히 좀 시끄럽지만 보통 시작 시간 10분 전 쯤 도착하니까 그 정도는 견딜만 하다. 뭐 영화 기다리며 수다 좀 떨겠다는데... 게다가 내 청각이 예민하기도 하다.

 

문제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다. 하아... 정말 문제가 많다. 

 

 

<로봇, 소리> 를 보러 갔을 때는 옆 자리에 부부와 딸이 앉았다. 문제는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딸. 계속 부스럭거려서 신경이 쓰였는데 시작에 불과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신발을 신은 두 발을 앞좌석에 얹어놓았다. 등받이나 팔걸이 쪽이 아니라 관객이 앉았다면 머리가 닿을 부분에 말이다. 한 마디 할까 하다가 꾹 참아 넘겼다.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학생, 나중에 니가 발 댄 데 머리 대고 앉을 수 있어!)

 

 

설 연휴 때 <검사외전> 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내 뒷자석에 열댓명 정도 되는 가족들이 단체 관람을 하러 왔었다. 바로 내 뒷자리는 할아버지가 앉으셨다. 명절에 가족끼리 영화를 보러 오셔서 매우 즐거우신 듯 했다. 다 좋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좌석을 발로 걷어차셨다. 거의 10분에 한 번 꼴로. 한 번 또는 연속으로 서너 번씩. 뒤를 돌아봤다. 웃느라 정신이 없는 할아버지. 나의 경고를 느꼈을 리 없다. 좀 잠잠해졌나 싶었는데 나의 착각. 계속 걷어찼다. 결국 뒤를 돌아 얘기를 했다. "그만 좀 차세요!" 어리둥절하는 할아버지. 그 뒤로 계속 걷어찼다. 포기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화를 냈다. 할아버지는 미안해하셨다. 몰랐다. 그래서 자꾸 쳐다봤었구나 한다... (험한 소리 하고 싶지만...)

 

어쨌든 점점 더 영화관에 가기가 두려워진다. 특히 동네 극장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는 영국 신사분을 모셔다가 혼 좀 내고 싶다! T_T

 

그리고 제발 조용하거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팝콘 좀 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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