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부리, 서천 홍원항에 가다

2012. 10. 12. 02:51 | Posted by 너부리7

을 식도락 여행 1탄 - 충남 서천 홍원항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가을 전어는 며느리가 친정 간 사이에 문 잠그고 먹는다.

'가을 전어' 가 들어간 속담 한 두 개쯤 모르시는 분들... 아마 없지 않을까요?
특히 요즘같이 전어가 제철을 맞은 가을에는 더더욱.

제가 '전어' 라는 생선에 대해 알게 된 건 허영만 화백의 <식객> 덕분이죠.
자살을 하려고 한강다리 아치 위에 위험하게 서 있던 한 남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주인공 성찬이 가을 전어를 즉석에서 굽는 기지를 발휘하여 남자를 살렸다는... 

죽을 결심을 한 사람도 전어 굽는 냄새 때문에 죽기를 포기한다.
전어 관련 속담을 찾아보니 ↑ 이런 속담도 있더군요. ㅋㅋㅋ

전어 (gizzard shad, 錢魚)
경골어강 청어목에 속한 바닷물고기.
몸 길이는 50cm 정도이며, 등은 검푸르고 갈색 반점들로 이루어진 세로줄이 여러 개 있고,
옆구리에 검은색의 커다란 반점이 1개 있으며, 배는 은백색이다. 잔가시가 많지만 맛이 좋다.


사실 전 생선을 뼈째 써는 '세꼬시' 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뼈째 써는 '전어회' 를 일부러 사 먹었던 적은 없었고, 가을철에 회나 대하를 먹으러 갔다 서비스로 따라나왔던 '전어구이' 를 먹었던 경험이 전부였답니다. 그래서 몇 년 사이 부쩍 언론이나 주변에서 '전어' '전어' 노래를 불러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울컥하는 마음에 이틀 휴가를 내곤...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다가...
떠오른 것이 12일... 충남 서천, 그리고 전어... ㅋㅋㅋ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곤 절친 박.여.사.와 약속을 잡고 '어디로 갈까?' 했더니
박.여.사.도 12일에 나온 서천이나 가볼까 하더군요. 이심전심. ^^*



그리하여 '가을 전어' 를 맛 보기 위해,
평소 '전어' 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두 여자가 길을 나서게 된 것입니다!



4시간 동안의 운전 끝에 드.디.어. 홍원항도착했습니당.
점심무렵이 한참 지난 홍원항 주차장은 한산 그 자체.
후다닥 차를 주차하고는 바닷냄새 가득한 항구 주변을 마구 찍어댔어요.

주차장에 차가 없다...

 

이거 닻 아닌가요? 아님 말고... -0-

 

고갯배들... 낚시배들... 무진장 많습니다.

 

고만고만한 배들 사이에서 유독 큰 배 발견...
그런데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배 이름이 "방주" 네요. ㅎㅎㅎ
홍.원.항.의.  방.주.

 

앗?! 뽀빠이 아저씨닷! ㅋㅋㅋ (보라색 옷 입은 분)
홍원항 언저리를 기웃거리고 있는 나를 향해, "촬영..." 이라고,
잠시 비켜달라는 뉘앙스로 말씀을 하시곤
오래 전에 입항되었을 배를 보시며, "지금 배가 들어왔습니다!" 라는 거짓부렁을... ^^;;


잠시 무시무시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감상하시겠습니다.




홍원항도 식후경  ^ ^
많은 가게들 중 전어가 들어있는 수족관이 제일 깔끔했던 '섬덕 회 센터' 로 들어갔습니다.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


오늘의 주인공
'전어회' >_<


전어회 한 쌈 하시죠. '아' 하세요~


회에는 역시
양념 쌈장이 제격 ^ㅁ^


새콤 · 달콤 '전어무침'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바로 그... '전어구이'

 

전어회+무침세트 40,000원 (회, 무침 각각 전어 0.5kg)
성인 여자 둘이 먹기에는 좀 많고, 셋이면 적당할 양입니다.
아마 남녀 커플이라면 괜찮을 것 같네요.

 

손님이 없어 한산하던 식당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끝내고 나니 시간이 애매...
원래는 12일에 나왔던 곳들을 찾아볼 요량이었지만
항구에서 보이던 방파제등대를 보는 것으로 짧은 여행마무리 하기로 했지요.

 

파도가 부서지는 홍원항 방파제~♬

 

홍원항 등대


홍원항 방파제 (
DSRL이 필요해... T-T)

 

사실 '서천 전어축제' 는 이미 막을 내린 뒤입니다만,
고소하고 부드러운 전어의 맛은 지금도 얼마든지 맛 볼 수 있답니다!

전.어.드.시.러.  서.천.홍.원.항.으.로.  가.보.세.요.

서울 → 서해안고속도로 → 춘장대IC 진출 → 우회전(비인방면)
→ 비인 검문소 사거리 우회전 → 홍원항 방면



글 올리기 전 잠깐 '서천 전어축제' 를 검색해보니... 다소 좋지 않은 내용들이 보이더군요.

야박하다... 글쎄요... 제가 갔던 곳에서는 맛 보라고 전어구이 2마리를 주시던걸요?
밥상에 화장실용 휴지가 있었다... 두루마리 휴지를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만일 두루마리 휴지를 말하는 것이라면... 밥상에서 쓰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요?

모든 경험은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만족스러웠어요! ^^

이미 행사가 끝난 뒤라 한산해서였는지, 손님이 없는 평일 오후여서였는지, 모르겠지만.
특히 방파제 끝에 있던 등대 앞쪽으로 센스있게 만들어놓은 바다전망대(?)가 굿 아이디어~

 

다만,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는 좀 안타까웠습니다.
본인 쓰레기는 본인이 치우시길...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