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양우석
주연 변호인 "송우석" - 송강호, 돼지국밥 아줌마 "최순애" - 김영애,
국밥집 아들 "진우" - 임시완, 사무장 "박동호" - 오달수
관람일 & 관람영화관 2013년 12월 22일 (일) CGV 명동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영화 점수 괜찮음+1/2 ★★★★☆
영화는 영화일뿐...
요 근래 <변호인> 처럼 개봉 전부터 말이 많았던 영화가 있었던가 싶다.
좌우, 진보와 보수. 진영 논리를 떠나 야만의 시대에 정의를 펼쳤던 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면 안 될까? 영화의 모티브를 故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시절에서 따 왔든, 실제로 그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왔든 간에 말이다.
(영화 관람 후 자신의 평을 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지도 않고 카더라 통신을 남발하는 행동은 영화를 볼 사람을 위해서라도 금물이다)
서슬 퍼런 시절에 공기업에서 열심히 노조를 하셨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군부 독재가 나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당시 우리 윗 집에는 개인사업을 하시는 분이 사셨는데, 그 집 아이가 나와 동갑내기 친구여서 자주 놀러가곤 했었다. 그 집에서 파란색이 선명한 민정당 로고가 박힌 벽시계인가? 뭔가를 봤는데 왜 저런 물건을 집에다 뒀을까 하는 반감부터 들었을 정도이니. ㅋㅋㅋ
몇 년 후 TV로 생중계 되었던 5공 청문회에서 자신의 명패를 집어던지며 "전두환 = 살인마" 라고 외쳤던 젊은 국회의원 노무현에게 우리 가족 뿐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은 통쾌하다며 박수를 쳤었다.
나는 <변호인> 역시 대다수 국민들에게 이러한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완전한 오판이었다. 고졸 출신의 속물 변호사가 빨갱이로 몰린 억울한 대학생을 위해 변호인으로 나섰다가 현실을 깨닫고 민주 투사가 되었다는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노무현 프레임" 에 갇히고 말았다. 그건 아마도 "안녕하시냐" 는 한 대학생의 대자보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극과극으로 나뉘는 작금의 분위기와도 일맥상통 하리라.
어쨌든 시대는 변했다. 사람들의 생각은 같은 진보와 진보, 보수와 보수 끼리도 매우 달라졌다. 나만 해도 정치적인 성향은 진보에 가깝지만 그 외 나머지 가치관은 다소 보수적이다. 그 만큼 우리는 다원화 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덕분에 논쟁거리도 많아졌고, 몰랐던 사실에 새삼 주목하게 되고, 한 편으로는 무관심 해졌다. 가끔은 무엇이 진실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최근 이석기 의원 사건이 터졌을 때도 바로 어이없네 하면서도 정말? 하는 생각도 잠시나마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라든가 그 외 보편타당한 기준만큼은 동일해야 한다고 믿는다. 몇 백 년 후에도 이완용의 후손이 땅을 찾겠다고 나서면 모두가 어이없다고 생각하는 식으로 말이다.
어쩌다 보니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나보다 한참 어린 회사 동생들과 <변호인> 을 보게 됐다. 그런데 한 친구가 故 박종철을 모른다고 해서 매우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20대의 젊은 친구들이 이런 영화를 좀 많이 봐주길 바란다. 당신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자유가 공짜가 아님을 기억해줬으면 싶다!
아직도 <변호인> 보기가 꺼림칙 하신가요?
그렇다면 배우 송강호는 좋아하시나요?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를 믿어보세요.
영화가 너무 무거울 것이다, 이념 논쟁 지긋지긋 하다 생각하신다면 걱정 마세요.
송강호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묻어나 충분히 재미 있답니다. ^^
그리고 법정 씬에서는 뭔가 뭉클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을 거예요.
서울촌놈이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는데... "돼지국밥" 이 먹고 싶네요. T^T